인터넷 메신저 텔레그램에서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들의 성 착취물을 제작 및 유포한 혐의를 받는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이 25일 서울 종로구 종로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와 검찰 유치장으로 향하자 시민들이 조주빈의 강력처벌을 촉구하며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이날 경찰은 국민의 알권리, 동종범죄 재범방지 및 범죄예방 차원에서 신상을 공개했다. 2020.3.25/뉴스1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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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텔레그램 ‘박사방’ 관련 닉네임 1만5000개(중복 포함)를 확보해 유료회원을 추적 중인 가운데 실제 수사당국에 검거돼 처벌받게 될 회원 수와 처벌 수위에 대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7일 <뉴스1> 취재에 따르면 실제로 박사방에서 유료회원으로 활동한 이들은 수백명 정도로 추산된다. 경찰이 발표한 1만5000개의 닉네임은 무료 회원에 중복된 것이 포함된 수치다. 다수의 목격자들에 따르면 유료 박사방 가운데 가장 낮은 레벨의 20만원방에는 1000명이 안 되는 수백명 정도가 있었다는 증언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6일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업비트·코인원 등과 구매대행업체까지 총 20곳을 압수수색했고 앞선 압수수색을 통해 특정한 박사방 유료회원 10여명을 입건해 수사 중이다. 조씨에게 성착취물을 보는 박사방 유료방에 접근하는 권한을 암호화폐로 값을 치른 이들의 지갑 주소 등이 암호화폐 업체에 남아있어 수사가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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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중 20만원 이상 돈을 지불하고 박사방에서 미성년자 성착취물을 보거나 다운받아 소지한 유료회원의 경우 최대 수백명 정도이며 70만원 방은 수십명, 150만원과 위커방 또한 20명 이하의 규모인 것으로 보였다고 다수의 목격자들은 제보했다.
암호화폐로 박사방 입장료를 낸 유료회원의 경우 전자지갑을 거래소를 통해 열었는지 아닌지에 따라 수사 방법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암호화폐 거래의 경우 거래소에서 지갑을 만들 경우 신원을 확인해야 하며 이에 따라 비교적 쉽게 인적사항이 특정될 수 있다.
그러나 스스로 채굴 풀에 들어가 전자지갑을 만들어 조씨와 직접 거래한 경우에는 더 복잡한 수사 기법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전자지갑을 스스로 만든 후 거래소를 통하지 않은 경우에는 신원특정이 어렵기 때문이다.
박수용 서강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암호화폐 구입을 거래소를 통해서 했으면 박사의 지갑에 송금한 지갑 주소가 있을 것이고 그 주소는 거래소 데이터베이스에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회원이 지갑을 스스로 개설했을 경우에는 거래내역을 거래소에서 추적하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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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유료회원들에 대해서도 단순 가담자와 적극 범죄 가담자 등 유형별로 처벌 수위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박사방에 아동·청소년 피해자들이 상당수 있는 만큼 처벌 수위는 여론도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단순 가담자 입건과 관련해서는 “유형별로 불법 유형에 따라 법적 검토를 하고 있다”며 “가담의 경우에도 여러 유형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범죄 의도를 가지고 디지털 성범죄 법령상 행위를 한 가담자의 경우 처벌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법무부는 별도의 처벌규정에서 벗어난 아동음란물 단순 시청자인 유료회원의 경우 “입법이 필요하다”면서도 관계부처와 가능한 처벌 방안에 대해 논의하겠다는 입장이다. 일단 이들의 행위가 성착취 등 범죄행위에 가담하거나 교사·방조에 해당하면 정도에 따라 공범으로 수사와 처벌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