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나 잡아봐라” 숨바꼭질 대화방 “수사방해” 조롱…경찰 “꼭 잡는다”

입력 | 2020-04-07 13:33:00

민갑룡 경찰청장이 지난 3월27일 사이버성폭력 수사 자문단 긴급 간담회‘에서 자문위원 대표들에게 위촉장을 수여하고 있다. 왼쪽부터 유성희 서울동부지방법원 판사, 김수희 한국여성단체연합 정책부장, 민갑룡 경찰청장, 켄드릭 영 미국 국토안보수사국(HSI) 수사과장. © News1


“저희는 절대 안 잡힙니다. 경찰 수사 적극 방해하겠습니다.”

경찰이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 성착취물을 제작·유포한 텔레그램 ‘박사방’ ‘n번방’과 디스코드, 트위터를 수사하고 있는 가운데 성착취물 유포·관전에 가담했던 이들은 경찰을 조롱하면서 음란물 공유를 이어가는 것으로 파악됐다.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7일 기준 텔레그램상 파악된 것만 약 10여개 채팅방에서 여전히 아동·청소년을 포함한 음란물이 유포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채팅방 게시물 중에는 지인의 얼굴과 성인배우 몸의 합성을 요청한 이들의 신상을 무차별 공개해온 ‘처벌방’ 영상도 다수 포함돼 있었다.

이들은 온라인 메신저 ‘디스코드’ 이용자들이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는 이야기를 나누면서 “텔레그램만 이용하고, 금전거래 안하면 잡힐 일 전혀 없다”며 음란물 공유를 독려했다.

이날(7일) 경기북부경찰청은 성착취물을 유포한 중고생 등 남성 10명을 검거했다고 밝혔지만 이 소식이 알려진 전후에도 방을 폭파하고 도주하는 운영자들은 없었다. 다만 채팅방의 내용을 비우는 일종의 ‘세탁’은 종종 이뤄졌다.

단기간 이용하고 폭파할 자료전송 채팅방이 별도로 운영되기도 했다. 해당 채팅방에 잠입한 결과, 교복차림 청소년과 성관계를 암시하는 나체영상 일부를 올린 뒤 ‘개인 메시지를 보내라’고 말하며 2차 가해를 일삼고 있었다.

특히 해당 영상을 공유한 채팅방 운영자는 여러 채팅방 주소를 공유하는 일종의 홍보 게시판 성격 채팅방에 ‘경찰방해 챌린지’ 해시태그를 붙이면서 수사를 방해하자는 말을 하면서 경찰을 우롱하는 언사를 이어갔다.

일각에서는 ‘경찰에서 연락이 와도 범행 사실을 자백하지 말라. 직접증거가 없으면 증거불충분으로 풀려날 수 있다’는 조언과 함께 Δ경찰에서 연락이 올 때 Δ스마트폰 디지털 포렌식시 대처법 Δ묵비권 행사 내용이 담긴 영상을 공유하기도 했다. 이런 수사 회피 방법 공유는 경찰 조사 강도가 높아진 4월 초 이후 특히 빈번해지고 있다.

이들은 또 n번방을 홍보하고 음란물을 공유하다가 현재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위반(음란물 유포),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와치맨’ 전모씨(38)도 ‘잡혔으니 열심히 사과해라’고 힐난하기도 했다.

경찰청 디지털성폭력 특별수사본부 관계자는 ‘가담·유포자들이 텔레그램 상에서 (자신을) 못 잡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는 취재진 질문에 “시간이 걸릴 수 있지만, 반드시 잡을 수 있다. 여러 기법을 동원해서 하고 있어서 잡는 데 자신 있다”고 강조했다.

경찰은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문제 해결을 위해 텔레그램 본사 소재지 파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경찰은 “본사가 있다는 중동의 두바이 경찰 뿐만 아니라 인터폴, 유로폴과 함께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1)


트랜드뉴스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