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日 도쿄 감염 급증에 위기감 “리먼 쇼크때 넘는 부양책 마련… 현금도 지급” 취약층 지원 시사
“미국, 유럽의 예를 볼 때 한번 폭발적으로 감염이 확대되면 불과 2주 만에 감염자 수가 현재의 30배 이상 뛸 수 있다. 그럼 감염 속도를 억제하면서 피크를 늦추는 우리 전략이 한순간에 무너진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28일 기자회견에서 일본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폭발적 확산을 우려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도쿄 올림픽 연기를 결정한 24일 전까지 “인구 1만 명당 감염자 수를 보면 일본은 잘 관리되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올림픽 연기 후 180도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는 미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가 파산했던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때와 맞먹는 대규모 경기 부양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과거에 없었던 규모로 긴급 경제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현금도 지급하겠다. 효과를 생각하면 어느 정도 목표를 두고 해야 한다”고 취약계층 중심의 지원 의사를 내비쳤다.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4월 일본은 56조8000억 엔의 경기 부양책을 발표했다. 아베 총리의 태도 변화에는 수도 도쿄의 감염자 수 급증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하루 10명 내외의 감염자가 발생하던 도쿄는 25일부터 일일 감염자가 40명대로 급증했다. 28일 60명을 넘어섰고 29일에는 하루 최대인 68명이 새로 감염됐다. NHK에 따르면 이날 오후 9시 기준 일본의 전체 감염자는 전일 대비 159명 늘어난 2595명(도쿄 430명 포함)이다. 실제 감염자가 훨씬 많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28일 한 취재진이 “일본의 검사 수가 너무 적어 실제 감염이 널리 퍼져 있다는 의심이 많다”고 물었다. 아베 총리는 “일본에서 숨기고 있다는 말이 있는데 나는 다르다고 생각한다. 후생노동성에 ‘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하라’고 계속 말한다”며 은폐 의혹을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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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