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나구니 스스무 일본 출신·‘오 키친’ 셰프
사고 뒤 며칠 동안 대부분의 생존자들은 주먹밥과 녹차가 외부에서 공급되기까지 조리가 필요 없는 통조림이나 식빵 한두 조각을 아껴 먹었다고 한다. 상황은 많이 다르지만 요즘 한창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한 외신뉴스들을 보면 그 당시 슈퍼의 빈 선반이 기억난다.
보통 통조림은 날것이나 냉동제품보다 영양이 많이 떨어질 것이라 생각하지만 예외도 많다. 신선한 재료가 빨리 냉장 상태로 저장되지 않는 한 그 영양가는 급격히 떨어진다. 신선한 상태에서 조리되어 만들어진 통조림과 별 차이가 없다. 영국 국립과학원 왕립학회에서 발간된 ‘음식과 음료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발명품 20개’는 오늘날까지의 식생활 발전사를 엿볼 수 있다. 1위부터 냉장고, 살균(저온 고온), 통조림, 오븐 순이며 초기 오븐은 기원전 2만9000년 중유럽에서 만들어져 매머드를 통째로 구울 수 있는 크기였다. 마이크로오븐은 19세기 전쟁 중 레이더 연구의 산물이다. 20위는 튀김으로, 기원전 2500년 이집트에서 시작되었고 요즘엔 아이스크림, 맥주 같은 액체도 튀길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통조림은 대부분 저렴하고 장시간 저장가능 용도로 생각하지만 kg당 5000유로(약 670만 원)의 러시아산 블랙캐비아, 트러플, 푸아그라 같은 고가의 사치품도 있다. 전 세계인들이 좋아하는 스팸은 1941∼1945년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연합군에 매주 1500만 개를 공급했다. 미군부대가 있는 괌, 하와이, 내 고향 오키나와도 예외는 아니었다. 나의 아버지도 스팸과 함께 자랐고 오키나와 전통음식도 스팸을 넣어 볶은 요리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요나구니 스스무 일본 출신·‘오 키친’ 셰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