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지난 2017년 명동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캐리어를 끌고 가는 모습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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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평균 60~70%였던 서울 주요 특급호텔의 객실점유율이 지난달 30%대로 떨어진 데 이어 이달엔 10%대까지 추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외국인 방문이 급감한 탓이다. 비교적 규모가 작은 4성급 이하 호텔에선 영업 중단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12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서울 중구의 한 특급호텔은 이달 하루 평균 객실점유율이 10%대까지 떨어지자 직원 무급 휴직의 확대를 검토하고 나섰다. 평소 손익분기점으로 여기는 객실점유율은 60%대인데, 현 상황이 지속될 경우 인건비 지급도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중구 소재의 또 다른 특급호텔도 객실점유율이 지난달 30%대에 그친 데 이어 이번 달엔 예년 평균 10분의 1 수준까지 떨어졌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1분기(1~3월) 영업은 사실상 망했다”면서 “코로나 사태가 진정돼도 관광 수요가 회복되려면 두 달은 걸리는 만큼 구조조정 등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가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호텔업계는 급한 대로 일부 식음 사업장 운영시간을 단축하는 방식으로 판매관리비를 줄이고 있다. 호텔롯데는 잠실 롯데호텔월드점 뷔페 라세느의 평일(월~목) 영업을 중단했고, 신세계조선호텔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 뷔페 아리아를 주말에만 영업한다. 그랜드하얏트서울의 테라스는 아예 영업을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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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며 겨자 먹기로 매우 싼값에 숙박 상품을 내놓는 곳도 많다. 비발디파크, 오션월드 등 전국 20여 곳에서 호텔 및 리조트를 운영하는 소노호텔앤리조트는 최근 주요 지점의 축소 운영 등을 공지하며 ‘1박+조식 포함’ 일부 상품 가격을 4만 원대 등 파격가에 판매 중이다. 객실 운영을 위한 최소한의 관리비라도 건지기 위해서 파격가에 상품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호텔은 폐업 신고할 경우 직원 고용을 보장할 수 없다는 이유로 다시 호텔로 영업 허가를 받기 힘들다”면서 “폐업만은 피하기 위해 자구책을 찾는 곳이 많다”고 전했다.
증권가에선 올해 호텔업계가 최소 20~30%대의 매출 하락을 겪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마저 상반기(1~6월) 중에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는 것을 전제한 분석이다. 코로나19 사태가 더 장기화되면 매출 하락 폭은 커질 수밖에 없다. 유안타증권은 10일 보고서에서 호텔신라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 ―98%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금액으로 하면 매출액은 약 2200억 원, 영업이익은 800억 원가량 줄어드는 것이다. 롯데호텔 측은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0%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박영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면세점 사업을 병행하는 호텔의 타격이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면세업계의 어려움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면세점 김포공항점이 11일부터 영업을 무기한 중단한 데 이어 신라면세점 김포공항점도 영업 중단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영업시간을 줄이거나 휴점하는 곳이 늘면 정규직 이외의 계약직이나 하도급 업체 직원들의 고용을 이어가기 힘들다”고 말했다.
신희철 기자 hcshin@donga.com
조윤경 기자 yuniqu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