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 비상] 성주군 계장 근무중 쓰러져… “지난달 17일부터 24시간 비상대기” 방역-기존업무 병행 기진맥진… 보건소 의료진 감염-격리 속출 5곳서 54명 자가격리로 공백… ‘대구 방역 최전선’ 과부하 우려
잠시 휴식하는 의료진 3일 서울 송파구 잠실올림픽주경기장 주차장에 마련된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 방역복 차림의 의료진이 벽에 몸을 기대고 잠시 휴식을 취했다. 길어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의료진과 방역당국 관계자 등도 심각한 피로를 호소하고 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코로나19 확산이 이어지며 보건당국과 의료진뿐만 아니라 방역, 예방 등을 지원하고 행정을 담당하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들도 격무에 시달리고 있다. 공무원들은 “매일 밤늦도록 일하다 퇴근한다”면서도 “방역이 우선이라 대책 마련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 40대 공무원 과로로 쓰러져 의식불명
3일 경북 성주군에 따르면 전날 오전 10시경 안전건설과 계장 A 씨(46)가 화장실에 쓰러진 것을 동료가 발견해 119에 신고했다. A 씨는 경북대병원으로 옮겨져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뇌출혈이 심해 위중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북 포항시에서는 지난달 28일 방역 최전선인 북구 보건소 감염병관리팀장이 메스꺼움과 어지러움을 호소하다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다. 지난달 21일부터 비상근무에 투입된 감염병관리팀장은 매일 오전 6시에 출근해 코로나19 환자 대응 업무를 맡았고 주말에도 출근했다. 그는 몇 시간 정도 병원에서 휴식을 취한 뒤 현장으로 복귀해야 했다.
○ 흔들리는 대구 지역 보건소
대구 남구보건소는 2일 하루 전면 폐쇄됐다. 전날 선별진료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하던 간호사가 확진 판정을 받아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됐기 때문이다. 이 간호사는 남구보건소 의료진에서 발생한 두 번째 확진자다. 보건소에는 방역 소독이 진행됐고 간호사와 함께 근무하던 의료진, 직원 등 129명을 대상으로 검사를 했다. 결과는 모두 음성이었다. 남구는 신천지예수교(신천지) 대구교회가 있는 곳이다.
대구시에 따르면 3일 현재 8개 보건소에서 자가 격리에 들어간 의료진과 직원은 서구 33명, 남구 12명, 동구 4명, 달서구 3명, 중구 2명 등 모두 54명이다. 남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선 지난달 24일에도 소속 간호사가 확진 판정을 받아 의료진이 일정 기간 격리됐다. 3일 기준 남구의 확진자는 1075명으로 대구 전체 확진자의 약 30%다. 검사를 위해 하루 300명 이상이 보건소를 찾는다. 또 신천지 대구교회 교인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검체 채취를 해야 한다.
대구 서구보건소도 지난달 23일 감염 예방 업무를 총괄하던 팀장이 확진 판정을 받아 함께 일하던 직원 4명이 추가로 감염됐다. 의료진 등 33명이 자가 격리에 들어가야 했다. 한 70대 여성은 지난달 25일 서구보건소를 찾았지만 대기 인원이 많아 검사를 받지 못하고 자택으로 돌아갔다. 결국 호흡 곤란 등의 증세를 보여 새벽에 병원 응급실로 옮겨졌지만 1시간 만에 숨졌다. 이 여성의 딸은 “다른 가족도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러 보건소를 찾았는데 여전히 보건소는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