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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한강벨트’로 세몰이 전략 구상

입력 | 2020-02-12 03:00:00

황교안-홍준표-나경원-오세훈 등… 종로-동대문-동작-광진 배치 포석
홍준표 “黃대표의 백댄서 하라는것… 경남 양산-김해 등은 검토할수도”




달아오른 ‘종로 빅매치’ ‘종로 빅매치’를 앞두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11일 4·15총선 출마지인 서울 종로에서 표심 공략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 전 총리가 이날 평창동에서 시민들과 악수하며 인사를 하고 있다(왼쪽 사진). 예비후보 등록 전이어서 사전 선거운동에 제약이 있는 황 대표는 이날 이승만 전 대통령의 사저 ‘이화장’을 찾아 이 전 대통령의 양아들 이인수 박사를 만났다. 사진공동취재단·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자유한국당이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전 원내대표, 오세훈 전 서울시장에 홍준표 전 대표를 잇는 ‘서울 한강벨트’ 구상을 띄워 수도권 총선을 치를 계획을 짜고 있다. 하지만 홍 전 대표의 출마 지역을 둘러싼 충돌이 막판 변수다.

한국당 핵심 관계자는 11일 “대선주자급 인사들을 서울로 총집결시킨 뒤, 각개 또는 연합 전선을 펼쳐 문재인 정권 심판을 호소한다면 당 기세를 올릴 수 있고, 민심도 움직일 것으로 본다”며 한강벨트 구상을 설명했다. 구체적으로는 황 대표의 종로를 중심으로 나 전 원내대표의 동작을, 오 전 시장의 광진을에 홍 전 대표의 동대문을까지 더해 전·현직 대선주자급 인사들을 서울의 곳곳에 배치해 정권 심판의 바람을 일으킨다는 전략이다.

특히 여권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김두관 의원 등 더불어민주당의 간판급 주자들이 불출마하거나 지방으로 내려간 것도 호재로 보고 있다. 또 윤건영 전 대통령국정기획상황실장이나 고민정 전 청와대 대변인 등 청와대 참모급 인사들을 출격시키고 있는 것과 상대적으로 비교가 되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한국당에서 본인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새로운보수당 유승민 의원의 서울 출마론이 나오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한강벨트 구상을 완성하려면 2017년 한국당 대통령 후보였던 홍 전 대표가 서울에 출마해야 한다. 한국당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은 홍 전 대표에게 서울 동대문을 지역구 등을 제시하면서 11일까지 결정하라고 최후 통첩했다. 하지만 고향인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출마를 준비 중인 홍 전 대표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지금 서울로 올라오라는 것은 황 대표의 ‘백댄서’를 하라는 것인데 그럴 생각이 전혀 없다. 공관위 마음대로 결정하라”고 잘라 말했다. “2004년 총선에선 내가 공관위원을 할 때 김 위원장을 컷오프 하자는 것을 막았다”고 목소리를 높인 홍 전 대표는 “서울만 험지가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문재인의 성지’(경남 양산)나 ‘노무현의 성지’(경남 김해) 등은 검토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기자들에게 “더 이상 할 말이 없다”고만 답하며 불쾌감을 내비쳤다. 그러나 공관위 내부에선 “부산경남의 험지인 경남 김해나 창원성산도 전략적 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어 공관위에서 갑론을박이 예상된다.

경남 양산을에 출마하는 민주당 김두관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대권 경쟁자를 험지로 보내 제거하려는 황 대표의 집념이 무섭다”고 하면서 “홍 전 대표는 양산으로 오라”고 적었다. 하지만 한국당 공관위는 김태호 전 최고위원에게 양산을 출마를 제의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고향(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에 출마해 부산경남 선거를 승리로 이끈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홍 전 대표나 김 전 최고위원은 무소속 출마도 염두에 두고 있다.

한국당 공관위는 홍 전 대표와 김 전 최고위원의 ‘험지 출마’ 수용 의사를 기다려 본 뒤 12일 복잡하게 얽힌 이들의 출마 지역을 ‘교통정리’할 계획이다. 공관위는 김병준 전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해선 세종시 공천 방침을 정했고, 김 전 위원장은 이를 수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최우열 dnsp@donga.com·조동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