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시카는 외동딸, 일리노이 시카고, 과 선배는 김진모, 그는 니 사촌~.”
영화 ‘기생충’ 속 기정(박소담)이 기우(최우식)와 동익(이선균)네 집 초인종을 누르기 전 그들이 만든 가상의 인물인 ‘제시카’의 프로필을 외우기 위해 ‘독도는 우리 땅’을 개사해 만든 노래다. 이 노래에는 일명 ‘제시카 송’, ‘제시카 징글’이라는 이름이 붙으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불과 네 마디에 불과하지만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유행하는 요소를 응용해 만든 사진이나 동영상을 뜻하는 ‘밈(meme)’으로 활발하게 공유됐다. 영화에서는 10초 정도의 분량이지만 국내외 관객들에게 큰 인상을 남긴 것이다.
기생충의 북미 배급사 네온은 박소담이 직접 제시카송을 부르는 영상을 SNS에 공유했다. 박소담은 영상에서 “초인종 노래를 배우고 싶은 분들께 이 노래를 바친다”고 밝혔다. 네온은 제시카송을 벨소리로 제작해 내려받을 수 있도록 제공했다. 제시카송에 등장하는 제시카, 일리노이, 시카고 등 영어 문구가 적힌 티셔츠와 머그잔도 등장했다.
각국에서 제작한 기생충의 포스터도 화제가 됐다. 프랑스, 스위스, 독일에서는 김상만 감독이 디자인한 기존 포스터에 ‘침입자를 찾아라’라는 문구를 넣었다. 홍콩과 마카오는 ‘상류기생족’이라는 제목과 함께 ‘가난이 막다른 길은 아닐 수 있다’는 카피를, 일본은 ‘반지하의 가족’이라는 부제를 붙였다. 영국 배급사는 박 사장의 집 곳곳을 9개 화면으로 분할해 넣은 포스터를 선보였다. 이 포스터에는 박 사장 집의 테이블 밑에 오스카상 트로피를 숨겨 놓아 재치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