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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서 만취트럭 ‘스쿨존 뺑소니’… 횡단보도 건너던 7세 여아 중상

입력 | 2020-01-28 03:00:00

아비규환 현장 숨어 지켜보다 도주… 인근 배달원 4명 추격전 끝 붙잡아




23일 오후 11시 20분경 광주 북구 양산동의 한 초등학교 인근 도로. A 씨(40)의 1t 트럭이 차로를 넘나들며 달렸다. 앞서 A 씨는 친구들과 함께 음식점에서 술을 마셨고 다른 곳으로 자리를 옮겨 술을 더 마시겠다며 운전대를 잡았다.

A 씨의 트럭은 초등학교 앞을 지날 무렵 아버지(35)와 함께 횡단보도를 건너 인근 편의점 안으로 들어가려던 B 양(7)을 들이받았다. 사고 지점은 초등학교 정문과 가까운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이었다. B 양은 충격으로 15m가량 앞에 떨어졌다. 달리던 트럭은 바로 멈추지 못하고 바닥에 떨어진 B 양을 깔고 그대로 통과했다. 차량 통과로 B 양은 골반과 다리를 크게 다쳤고 사고를 목격한 B 양의 아버지는 비명을 지르며 딸에게 달려갔다.

A 씨는 트럭에서 내려 사고 지점으로 가려다가 B 양의 아버지가 절규하는 모습을 보자 뒷걸음질을 쳤다. 그는 B 양의 아버지가 다급하게 지나가던 택시를 세워 딸을 태우고 병원으로 향할 때도 모습을 보이지 않고 바라보기만 할 뿐이었다.

A 씨는 B 양과 아버지가 눈앞에서 사라지자 서둘러 트럭을 몰고 달아나기 시작했다. 마침 사고 지점 인근 배달서비스 사무실에 있던 C 씨(35) 등 4명이 비명을 듣고 밖으로 나와 도주하는 트럭을 보자 무의식적으로 뒤쫓기 시작했다. 오토바이 4대는 시속 150km로 도주하던 트럭을 1.2km나 쫓아간 뒤에야 에워싸 붙잡을 수 있었다. A 씨는 오토바이의 추격 사실을 알아챌 수 없을 정도로 만취한 상태였다. A 씨는 출동한 경찰에게 넘겨졌다.

A 씨는 경찰 등 조사에서 “사고가 발생한 줄 알았지만 겁이 나서 달아났다”며 “B 양과 가족에게 미안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전에도 세 차례 음주운전과 한 차례 무면허 운전으로 적발됐다. 광주 북부경찰서는 27일 A 씨를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도주치상 혐의로 구속했다. 병원에 입원 중인 B 양은 의식을 회복했지만 위중한 상태다. B 양의 아버지는 경찰에 “A 씨를 엄벌해 달라”고 했다. 경찰은 C 씨 등 4명에게 표창장과 포상금을 수여할 예정이다.

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