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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 뽁뽁이-백화점 PP완충재 그만”

입력 | 2020-01-07 03:00:00

유통업계, 친환경포장재 바람




6일 현대백화점은 올해 설 명절 과일선물세트 1만여 개에 기존 플라스틱 소재 완충받침(왼쪽 사진) 대신 종이로 된 완충받침(오른쪽 사진)을 우선 도입한다고 밝혔다. 적용 품목을 확대해 2021년엔 모든 과일선물세트에 ‘올 페이퍼 패키지’를 적용하기로 했다. 현대백화점 제공

연초부터 백화점과 면세점 등 유통업계가 친환경포장재 사용을 잇달아 선언하고 있다. 공항 면세품 인도장에서 대량으로 나오던 비닐뽁뽁이(에어캡)나 명절 과일선물세트에 쓰이던 플라스틱 완충재 등이 순차적으로 사라질 예정이다. 포장재 폐기물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자 기업들이 자원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한 조치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6일 신세계면세점은 올해 안에 면세품 포장재 중 에어캡을 완전히 퇴출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에어캡은 그간 유통 과정에서 상품 파손을 방지하는 완충재로 자주 사용돼 온 포장재다. 신세계 측은 에어캡 대신 친환경재생지와 재활용이 가능한 에코가방을 도입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화장품 등 상품성이 훼손되지 않는 소포장 상품의 경우에는 추가 포장을 하지 않는 ‘무포장’ 전략을 실시한다. 면세점 업체가 에어캡 사용 제로화에 도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세계면세점은 지난해 처음으로 도입한 물류박스 덕분에 에어캡 사용량을 40% 이상 절감한 바 있다. 이 물류박스는 기존 천 소재 행낭보다 충격 완화 효과가 뛰어나다. 이전에는 면세품을 운반할 때 개별 상품마다 에어캡 포장이 필요했지만 친환경 물류박스 도입으로 에어캡 대신 친환경재생지로 감싼 제품도 파손 없이 운반할 수 있게 됐다. 신세계면세점은 올해 인천공항에서만 연간 1000t가량 사용되던 에어캡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백화점 업계는 올해 설 명절을 앞두고 친환경포장재 사용을 확대하기로 했다. 6일 현대백화점은 명절 과일선물세트에 사과·배 등 과일이 서로 부딪혀 상처가 생기지 않도록 감싸는 ‘완충받침’을 종이 소재로 변경한 ‘올 페이퍼 패키지’를 선보인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과일 완충받침에는 폴리프로필렌(PP) 등의 플라스틱 소재가 사용돼 왔다. 미생물에 의해 자연 분해되기까지 3개월이 채 걸리지 않는 ‘사탕수수 종이박스’도 도입하고, 지난해부터 신선식품 배송에 사용되던 100% 물로 만든 친환경 아이스팩 사용도 확대할 예정이다.

지난해 6월부터 새벽배송을 시작한 SSG닷컴은 종이박스 대신 회수가 가능해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는 친환경 보냉가방 ‘알비백’을 사용하고 있다. 새벽배송에 사용되는 과도한 포장지를 줄인다는 취지로 도입됐다. 실제로 알비백은 반영구 재사용이 가능하다. 물품 배송에 사용된 알비백을 집에 보관하고 있다가 다음 주문 때 현관문 앞에 미리 내놓으면 배송 기사가 주문한 제품을 알비백 안에 담아둔다. 종이박스 같은 쓰레기가 발생하지 않고 보냉력도 좋아 소비자 만족도도 높은 편이다.

유통업계의 친환경포장재 사용은 앞으로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혁 현대백화점 영업전략담당은 “최근 일회용 포장재 절감에 대한 고객들의 인식 수준도 높아지고 있어 업체들도 이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고객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포장재 폐기물 절감에 적극 나설 방침”이라고 말했다.

조윤경 기자 yuniqu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