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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압박용 ‘비례한국당’ 창당 공식 선언…민주당 반응은

입력 | 2019-12-24 17:30:00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1’ 협의체가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국회 본회의에 상정한 다음날인 24일 한국당은 비례대표 전담 위성정당인 ‘비례한국당’ 창당을 공식화했다. 한국당이 그동안 4+1 압박용으로 거론해온 비례한국당 창당 카드를 공식 선언하면서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도 ‘비례민주당으로 대응해야한다’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민주당도 비례민주당 창당 검토 보고서 있다”

한국당 김재원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반(反)헌법적인 연동형 비례대표제 법안이 통과되면 곧바로 비례대표 전담 정당을 결성하겠다”고 발표했다. 내년 총선에서 ‘지역구 표는 한국당, 비례대표 표는 비례한국당’에 투표하도록 해 지역구 당선 수가 많은 정당일수록 불리한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김 의장은 “비례한국당이란 이름을 사용하고 있는 분을 정식으로 접촉해 당명을 사용할 수 있는지 알아보겠다”며 “만약 뜻이 같지 않다면 독자적으로 새 비례대표용 정당을 만들겠다”고 했다. 비례한국당 당명은 최인식 비례한국당 창당준비위원장이 선점한 상태다. 한국당은 비례한국당 당명을 가져오지 못할 경우에 대비해 예비 당명을 10여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당은 비례한국당 창당에 대비한 다양한 선거 전략을 구상해둔 상태다. 당내에서는 원내 3당인 바른미래당(28명)보다 많은 한국당 의원 30여명을 비례한국당으로 이적 시켜 비례대표 투표용지에서 비례한국당 순번을 민주당과 한국당에 이어 ‘3번’까지 끌어올리자는 제안이 나왔다. 반면 김 의장의 기자회견이 선거법 개정안 통과를 막기 위한 최후의 협상카드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민주당은 대외적으론 “페이퍼 정당 꼼수를 쓰는 찌질한 정당”이라 맹비난하면서도 내부에서는 ‘비례민주당 창당론’이 솔솔 피어오르고 있다. 민주당 이원욱 원내수석부대표가 24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민주당이 비례당을 안 만들면 한국당이 (비례대표 의석의) 거의 반을 쓸어간다’는 외부 전문가 의견이 담긴 문자메시지를 보는 모습이 포착됐다. 한국당 김 의장이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도 비례대표 정당을 만들어야한다는 내부 보고서를 제가 입수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민주당 관계자는 “당에서 검토한 바 없다”고 일축했다.

●‘비례한국당’ 창당시 민주당과 공동1당

동아일보가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방식에 한국갤럽의 12월 셋째주 정당 지지율 여론조사를 대입해 계산해보니 범한국당(한국당+비례한국당)과 민주당이 나란히 125석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구 253석, 비례대표 47석에 연동형 50%, 연동형 캡 30석을 적용하고, 한국당 지지자가 모두 지역구는 한국당, 비례대표는 비례한국당을 찍는다고 전제한 결과다.

시뮬레이션 결과 비례한국당은 비례대표 34석을 얻어 민주당 비례대표(9석)를 압도했다. 지역구 91석을 얻은 한국당이 비례한국당과 통합하면 총 125석이 돼 현행(108석)보다 17석 늘어났다. 반면 민주당은 지역구에서 116석을 따냈어도 비례대표가 9석에 그쳐 125석이 돼 4석 줄었다. 반면 민주당도 비례민주당을 창당해 맞붙으면 141석을 얻어 과반수에 가까운 원내 1당이 됐다. 비례민주당이 비례대표 25석을 얻는 반면 한국당은 비례대표를 15석 얻는 데 그쳤다.

한국당과 민주당이 비례한국당을 창당하면 정의당의 의석수가 가장 크게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성정당이 없다면 정의당은 원내교섭단체에 1석 모자란 19석을 얻지만, 비례한국당 단독 창당 시 5석, 비례한국당과 비례민주당 동시 창당 시 8석에 그쳤다.

조동주기자 djc@donga.com
강성휘기자 yol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