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국을 휩쓴 일본제품 불매운동 효과가 가장 확실하게 나타난 분야는 맥주다. 일본 재무성이 지난 달 발표한 10월 품목별 무역 통계에 따르면 맥주의 한국 수출은 수량과 금액 모두 ‘0’을 기록했다. 큰 인기를 끌던 일본 맥주에 대한 외면.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가 상대적으로 높은 반사이익을 누렸다. 두 업체는 대표 상품 카스와 테라의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승자는 누굴까?
맥주 최성수기로 통하는 여름 시즌만 보면 카스가 더 큰 사랑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최근 발표한 식품산업통계정보(닐슨코리아 조사) 3분기(7~9월) 소매점 매출 자료에 따르면, 맥주 성수기인 3분기 맥주 전체 시장 매출액은 8867억 원으로 집계됐다. 제조사별로 살펴보면 오비맥주가 4818억 원으로 3분기 전체 매출액의 54%를 차지했다. 2위는 하이트진로(1921억 원), 3위는 하이네켄(464억 원) 순이었다.
오비맥주는 백화점, 할인점, 편의점 등 전체 유통 채널에서도 매출액 1위에 올랐다. 채널별 매출액을 봤을 때 편의점(1813억 원), 일반식품(961억 원), 독립슈퍼(793억 원) 순이었다. 특히 채널 중 가장 매출액이 높았던 편의점의 경우 2위(609억 원)의 3배였다.
업체 측은 일본 맥주 불매 운동의 영향과 더불어 제품 가격 인하, 편의점 할인 프로모션과 대구 치맥 축제 참여 등 카스의 다양한 마케팅 시도가 이 같은 결과로 이어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맥주 브랜드에 있어 여름 성수기는 1년 중 가장 중요한 시기다. 그런 만큼 이번 조사 결과를 통해 카스가 국민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으며 국민맥주로 인정받은 것 같아 기쁘다”며, “앞으로도 카스는 명실공히 국민맥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소비자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갤럽이 지난 달 발표한 ‘한국인이 좋아하는 브랜드’ 맥주 브랜드 부문 조사에서도 카스가 53%의 선호도로 1위에 자리했다. 해당 조사에는 카스에 이어 ‘하이트(23%)’, ‘오비(7%)’가 2위와 3위에 올랐다. 아울러 ‘아사히’, ‘클라우드’, ‘하이네켄’, ‘호가든’, ‘버드와이저’ 등이 10위권 안에 이름을 올렸다.
해당 설문조사는 지난 5월 9일부터 25일까지 만 19세 이상 평소 술을 마시는 음주자 성인남녀 1158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다만 이번 조사에는 여름부터 시작된 일본산 제품 불매 운동의 영향은 반영되지 않았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