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제등 공격적 룰 적응못해 고전… 자신의 스타일 찾으며 ‘이름값’
PBA 제공
강동궁(39·사진)은 듬직한 외모와 압도적인 실력 때문에 ‘당구계 헐크’로 통한다. 한국 3쿠션을 대표하는 강동궁은 2013년 구리에서 열린 세계3쿠션월드컵, 2015년 LGU+컵 3쿠션마스터스, 2018년 세계팀3쿠션선수권 등에서 우승하며 이름을 날렸다. 하지만 4월 프로당구(PBA)투어 도전을 선언한 뒤 지난달 5차 대회까지 거둔 그의 성적은 이름에 걸맞지 않았다. 첫 대회 32강 탈락 이후 64강-64강-32강-64강. 참담한 성적표였다.
올해 마지막 PBA투어인 ‘SK렌터카 PBA챔피언십’에서 강동궁은 ‘5전 6기’만에 PBA를 평정했다. 20일 열린 결승전에서 스페인의 다비다 사파타(27)를 4-1로 꺾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것. 우승상금 1억 원도 손에 넣었다. PBA 출범 때부터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강동궁이 ‘이름값’을 한 순간이었다. 강동궁은 “PBA에서 마음고생이 많았다. 평소 힘들어도 내색하지 않는 편인데 이번에는 가족과 여자친구에게 힘든 티를 많이 냈다. 부진에 빠져 있을 때 소속사 대표님이 ‘별명이 헐크인데 왜 그렇게 소극적으로 치느냐’고 하시더라. 질 때 지더라도 헐크다운 모습을 되찾자고 생각했는데 잘된 것 같다”고 말했다.
강동궁은 이번 우승을 통해 내년 2월에 열릴 PBA투어 파이널 출전 가능성을 높였다. PBA 파이널은 총상금 4억 원, 우승상금 3억 원으로 전 세계 당구대회 가운데 가장 많은 상금을 놓고 치러진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