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광주교도소서 유골 40구 발견 법무부 관리대장에 없는 유골 관없이 흩어진채 흙만 10cm 덮여… “대단히 비정상적-급박한 매장” 교도소직원도 접근 어려운 외진지역… 당시 공수부대, 인근서 민간인 사살
19일 광주 북구 문흥동 옛 광주교도소에서 발견된 유골 40구가 상자 안에 담겨 있다. 법무부는 유전자 (DNA)를 분석해 유골의 정확한 신원을 확인할 예정이다. 5·18부상자회 제공
19일 옛 광주교도소 부지에서 발견된 신원 미상 유골이 5·18민주화운동 당시 암매장된 희생자일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법무부 관리대장에 없는 유골인 데다 마구잡이로 서둘러 매장한 흔적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20일 발굴 현장을 찾은 김오수 법무부 장관대행은 “법무부가 관리하지 않은 유골이 발견돼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며 “이들 유골이 5·18운동과 직접 관련이 있는지는 아직 속단하기 어렵지만 유전자 검사 등을 통해 신원을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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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골은 무연고 41구 합장묘 위에 관 없이 흩뿌려진 채 흙으로만 덮여 있는 모습으로 발견됐다. 명단까지 있는 정상적인 무연고자 41명의 콘크리트 관 위로 누군가 다시 신원 미상의 주검을 마구잡이로 묻은 것이다. 김후식 회장은 “누군가 흙 10cm만 덮어 서둘러 매장한 흔적이 역력했다”며 “20일 유골 검시 과정에서 구멍이 난 두개골을 발견했는데, 이 구멍이 총상 흔적인지는 유골 부검을 통해 확인될 것”이라고 말했다.
옛 광주교도소는 5·18운동 당시 군부대 영창에 갇혔던 시민 4000여 명 중 400여 명이 투옥됐던 곳으로 5·18사적지 22호다. 3공수부대는 1980년 5월 21일 전남대에서 퇴각해 광주교도소로 주둔지를 옮겼다. 전남대에서 억류한 시민들을 끌고 가면서 사망자가 발생했고 광주교도소 주변을 지나가던 민간인을 사살했다. 다수의 시민이 희생돼 광주교도소에 암매장됐을 것이라고 추정되지만 정확한 인원은 파악되지 않는다. 다만 정부가 인정한 5·18운동 행방불명자는 현재 84명이다.
5월 단체들은 5·18운동 관련 검찰 조사 기록과 관련자 진술 내용 등에서 암매장 단서를 찾고 법무부의 승인을 받아 2017년 11월 6일 암매장 약도에 표시된 교도소 북쪽 담장 주변을 비롯해 4, 5곳을 대상으로 발굴 조사를 벌였다. 2015년 광주교도소가 광주 북구 문흥동에서 삼각동으로 이전해 조사가 가능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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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