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경제정책 운용 방향]100조 투자대책 실효성 의문 기재부 “한국경제 궤도이탈 절박함”… ‘경기 반등-성장잠재력 제고’ 목표 민간투자 40조중 25조 투자처 모호… 노동-입지-환경 등 규제 손도 안대 전문가 “기업 투자 실현될지 불투명… 부작용 있는 정책 수정해야 효과”
이를 위해 정부는 △투자 100조 원 △주력 산업 경쟁력 확보 △유턴기업 유치 등 민간 투자 활성화 정책을 전면에 내세웠다. 다만 기업 환경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핵심 규제를 건드리지 못해 투자-소비-수출 확대를 통한 성장률 제고라는 목표가 구호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100조 원 투자대책 ‘공염불’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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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타개하기 위한 간판급 정책이 민간, 민자, 공공 3대 분야에서 100조 원의 투자를 이끌어내는 것이다. 울산석유화학공장(7조 원), 인천복합쇼핑몰(1조3000억 원) 등 기업 투자에 걸림돌이 되는 각종 애로를 선제적으로 해결해주고 사업 운영 측면에서 지원해 자금이 원활하게 집행되게 하려는 취지다.
아울러 사업 적격성 심사를 통과한 15조 원 규모의 민자사업 가운데 5조2000억 원 규모를 내년에 집행하고 10조 원 규모의 신규 민자사업을 추가로 발굴할 계획이다. 노후 하수처리장 현대화, 항만 재개발 등이 관련 사업이다. 공공기관 투자는 2019년 대비 5조 원 많은 60조 원으로 늘린다.
해외에 나가 있는 기업을 국내로 되돌아오게 하는 ‘유턴기업 22개 유치’ 사업과 중소·중견기업에 시설 투자를 촉진하는 4조5000억 원 규모의 금융지원 프로그램, 투자세액공제율 확대 등도 투자를 늘리려는 정책이다.
다만 이런 민간 투자 유도 규모 중 상당수가 어디서 어떻게 추진되는 것인지 불확실한 상태다. 예를 들어 민간기업 투자액 25조 원 중 15조 원, 민자투자액 15조 원 중 10조 원 등 총 25조 원의 투자처가 모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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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동·입지·환경규제 손도 못 댔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실제 기업의 애로를 풀어주면서 투자를 유도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시각이 적지 않다. 노동유연성 확보, 파격적인 규제혁파, 감세 등 민간이 요구해온 시장 활력을 위한 개혁과제는 시늉만 냈고, 향후 본격적인 개혁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도 보여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기재부 등 경제정책 당국이 핵심 규제를 건드리지 못하는 건 권력의 무게중심이 이미 국회로 넘어간 데다 정부의 이해관계자 간 갈등 조정 능력이 바닥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부처가 추진하는 노동혁신 방안은 고용안정성 강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공공기관 혁신은 재정지원에 치중하는 등 구조조정과는 거리가 먼 상태다.
정부의 내년 성장 전망치 2.4%는 국제통화기금(IMF)이나 해외 투자은행(IB) 등의 전망치보다 0.1∼0.6%포인트 높다. 정부는 미중이 1차 무역합의를 이룬 점을 반영했다지만 객관적 수치로 입증하기 힘든 이슈로 성장 목표를 무리하게 올린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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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진 고려대 경제학부 교수는 “정부가 투자 인센티브를 내놨지만 경직적인 근로조건 등 기업 활력을 억누르는 정부의 힘이 더 큰 상황에서 실제 기업 투자가 이뤄질지 의문”이라며 “부작용이 있는 정책을 수정해 투자 의욕을 살려야 한다”고 했다. 신세돈 숙명여대 명예교수는 “제조업 분야 구조조정 지원 및 노동, 시설 분야에서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집중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세종=김준일 jikim@donga.com·송충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