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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비용항공사(LCC) 제주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실패한 뒤 ‘꿩 대신 닭’의 심정으로 이스타항공을 인수하려 했다?
18일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의 지분 51.17%를 인수한다고 발표하자 항공업계에서 나온 분석 중 하나다. 양적 성장을 통한 시장 지배력 확대를 위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추진한 제주항공이 인수 실패 뒤 이스타항공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제주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이 한창일 당시에도 이미 이스타항공과 인수에 관한 논의를 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19일 투자업계와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사이에 협력에 관한 논의가 나왔고, 10월부터는 본격적인 주식 인수 및 투자 논의를 시작했다. 제주항공이 아시아나인수전에 뛰어든다고 밝힌 시점이 9월인 점에 비춰보면, 제주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 이스타항공을 동시에 인수하려 했던 것이다. 특히 인수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에 전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LCC로 불리는 미국의 사우스웨스트 항공 사례를 언급한 것으로 알려진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제주항공은 롤 모델인 사우스웨스트처럼 성장하고 싶어 했다”며 “본격적인 출발로 아시아나항공과 이스타항공을 동시에 인수하려 했었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아시아나항공 인수에는 실패했지만, 인수 합병 또는 전략적 제휴 등을 통해 새로운 도약을 하려던 제주항공의 시도를 엿볼 수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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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사우스웨스트는 성장을 위해 인수 합병에도 적극적이었다. 사우스웨스트는 1993년 미국 솔트레이크시티를 기반으로 운항하던 신생 항공사인 모리스에어를 인수했다. 2010년에는 미국 올랜도에 기반을 둔 에어트랜을 인수했다. 에어트랜은 애틀란타 국제공항을 핵심 거점으로 삼고 있었는데, 이 곳은 델타항공 등이 굳건하게 자리를 잡고 있어 사우스웨스턴이 들어가지 못했던 곳이었다. 하지만 에어트랜 인수로 사우스웨스트는 애틀란타 뿐 아니라 워싱턴과 뉴욕 공항 등에도 취항할 수 있게 됐고, 멕시코와 카리브해 등 국제선 노선도 확장했다.
허희영 항공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인수 합병 및 전략적 제휴가 잘 만 되면 한 단계 성장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이 가진 슬롯과 운수권, 단독 노선 등을 공동 경영으로 잘 활용하면 한국에는 없던 새로운 LCC 성장 모델이 탄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