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을 기점으로 국내 노트북 시장 점유율이 큰 변화를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DC가 공개한 2019년 국내 노트북 점유율에 따르면, 2019년 1분기까지 국내 노트북 시장 점유율 99%는 인텔이 차지하고 있었다. 철옹성 같은 점유율은 2019년 2분기부터 95%로 한발 물러섰고, 3분기에는 91%까지 양보했다. 현재 국내 노트북 시장에 프로세서를 납품하는 회사는 AMD, 그리고 퀄컴뿐이다. 퀄컴 프로세서 노트북이 출시된 것은 2019년 11월부터니, 9% 점유율의 주인공은 AMD다.
이미 작년부터 노트북 프로세서를 만들던 AMD가 2019년 2분기에 갑작스레 약진한 배경은 프로세서 완성도가 개선된 덕분이다. 1세대 레이븐 릿지 기반 모바일 APU는 많은 코어 수와 경쟁사 대비 우수한 내장 그래픽 성능으로 주목을 모았으나, 예상외로 잦은 오류와 짧은 배터리 수명이 발목을 잡았다. 2세대 피카소 APU는 전력 소모율을 크게 줄임과 동시에, 성능도 끌어올려 인텔과 겨룰만하다는 평가를 받게 됐다. 그리고 그 결과는 점유율을 통해 증명되었다. 과연 AMD APU 기반 노트북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이유는 무엇일까?
AMD 라이젠 5 3500U APU 탑재, 에이수스 젠북 UM433DA-A5002
AMD 라이젠 프로세서를 탑재한 에이수스 젠북 UM433DA-A5002 (출처=IT동아)
에이수스 젠북 UM433D는 AMD 라이젠 5 3500U, 라이젠 7 3700U APU를 탑재하는 노트북으로, 리뷰에 사용된 제품은 라이젠 5 3500U가 사용되었다. 두 프로세서 모두 코어 수는 4코어 8스레드로 같으나, 동작 속도가 각각 3.7GHz, 4GHz로 라이젠 7이 조금 더 높다. 내장 그래픽 성능 역시 라이젠 7 3700U가 우세하다. 물론 연산 처리 성능에 큰 차이를 보이지는 않으니 합리적인 가격 대비 성능비는 라이젠 5가 높다.
디스플레이는 14인치, FHD(1,920x1,080) IPS 패널이 사용됐다. (출처=IT동아)
디스플레이는 FHD(1,920x1,080) 해상도 14인치 IPS 패널 디스플레이가 사용됐다. 178도 광시야각을 제공해 어디서 바라보는 왜곡 없이 화상을 볼 수 있다. 모니터는 양 측면 테두리 두께를 줄여 면적 대비 화면이 92%에 달할 정도로 넓다. 측면 테두리 두께는 2.9mm, 위아래 테두리는 3.3mm에 불과하기 때문에 수평 기준 12.6인치(31.9cm), 수직 기준 7.83인치(19.9cm)에 14인치 화면을 구현해냈다.
두께는 1.69cm로 휴대하기에 불편함이 없고, 상판과 하판 부품이 모두 알루미늄인데도, 무게가 약 1.12kg에 불과하다. 금속 재질이니 내구성이 뛰어난 것은 물론, 심미감 측면에서도 만족도가 높다.
터치패드가 넘버패드 기능도 동시에 수행한다. (출처=IT동아)
키보드는 어두운 환경에서도 쉽게 키를 확인할 수 있는 백라이트 키보드가 적용됐고, 최상단 키에 다양한 단축키가 마련돼있다. 에이수스 젠북 UM433D에서만 접할 수 있는 넘버패드 겸용 터치패드도 장점이다. 마우스 입력을 위한 터치패드 우측 상단에 버튼을 누르면 백라이트가 점등되면서 숨겨진 터치 패드가 나타난다. 끈 상태에선 전혀 보이지 않기 때문에 미적인 완성도와 편의성 모두 만족스럽다.
에르고리프트 힌지가 적용돼 바닥면에서 약간 뜨는 것이 특징 (출처=IT동아)
노트북 힌지는 최대 145도까지 꺾이며, 에이수스 고유의 디자인 특성인 에르고리프트 힌지가 적용돼있다. 에르고리프트 힌지는 화면을 최대한 편 상태에서 바닥 면이 약 3도 정도 뜨게 설계한 것으로, 바닥 면을 얇게 띄워 공기 흐름을 원활하게 하고, 사용자의 키보드 입력을 더욱 편안하게 해준다. 소리 역시 바닥에 한번 반사된 뒤 들리므로 더 크게 들린다.
외부 입력은 우측에 전원 여부와 배터리 충전 여부를 보여주는 LED 단자, 3.5mm 오디오 입력 단자, USB 2.0 단자, 마이크로 SD 리더가 배치돼있다. 반대쪽에는 전원 단자와 HDMI 단자, USB 3.1 단자와 USB 3.1 C 규격 단자가 각각 배치돼있다. 좌측 두 개 USB는 최대 10Gbps 전송 속도를 제공해 저장 장치나 고속 연결성이 필요한 장치 연결에 용이하다.
동급 가격대로는 훌륭한 구성, 내장된 AMD APU의 성능은?
시네벤치 R20 기준 1,328포인트를 기록했다. (출처=IT동아)
2016년에 출시된 히트맨을 HD, 30프레임으로 즐길 수 있다. (출처=IT동아)
AMD 모바일 프로세서는 AMD 라데온 베가(Radeon VEGA) 그래픽 카드가 내장돼있으며, 전반적으로 경쟁사 프로세서의 내장 그래픽보다 성능이 높다고 평가받고 있다. 라이젠 5 3500U에 탑재된 라데온 베가 8의 성능을 테스트하기 위해 2016년 출시된 히트맨(HITMAN)을 실행했다. 테스트 조건은 HD(1,280x720) 해상도를 지정하고, 모든 그래픽 옵션을 낮음으로 설정했다. 참고로 에이수스 젠북 UM433D는 메모리가 듀얼 채널이어서 싱글 채널보다 그래픽 성능이 조금 더 높다.
원래 본 게임의 권장 사양은 엔비디아 GTX 770 혹은 AMD 라데온 R9 290으로, 4~5년 전 30~40만 원대 그래픽 카드가 필요한 수준이다. 당시 노트북 내장 그래픽으로는 시도조차 할 수 없었던 게임이었지만, 라이젠 5 3500U는 30프레임에 HD 해상도를 유지했다. 어디까지나 내장 그래픽이기 때문에 큰 만족감을 줄 순 없지만, 월드오브워크래프트나 리그오브레전드 정도는 충분히 돌아가는 수준이다.
밝기 50%기준 약 6시간 정도 쓸 수 있다. (출처=IT동아)
가볍고 견고한데, 성능까지 흠잡을 데가 없다. 그렇다면 경량 노트북에서 가장 중요한 배터리 성능을 시험해볼 차례다. 배터리 성능은 실사용 시간에 가까운 시험을 무제한 반복하는 피시마크(PCMARK) 8 배터리 수명 테스트를 진행했으며, 테스트 조건은 밝기 50%에 향상된 배터리 설정을 사용했다.
그래픽 처리나 영상 확인, 웹브라우징, 사진 편집 등을 복합적으로 사용한 결과 4시간 43분 간 유지된 상태에서 20% 배터리가 남았다. 향상된 배터리 설정으로 약 6시간 동안 쓸 수 있고, 최대 배터리 설정 시 이보다 더 길게 사용할 수 있다. 일과 중 절전 모드를 반복한다면 한나절 정돈 사용할 수 있다.
1.1kg대의 가벼움과 고품격 알루미늄 외형, AMD 라이젠 5의 만족스런 성능을 앞세운 에이수스 젠북 UM433D
높은 가격 대비 성능비를 만족하는 AMD 모바일 APU (출처=IT동아)
AMD 프로세서 기반 노트북이 경쟁사 점유율을 가져오기 시작한 이유는 간단하다. 동급 구성일 경우 AMD 프로세서 기반 노트북이 조금 더 저렴하기 때문이다. 특히 가격 대비 성능비가 우선인 보급형 제품군은 라이젠 노트북의 강세가 뚜렷한 상황. 현재 운영체제가 포함되지 않은 에이수스 젠북 UM433DA-A5002의 512GB 모델 가격대는 70만 원대 중후반이다. 이 모델과 거의 동일한 구성에 인텔 프로세서를 탑재한 에이수스 UX433 시리즈는 2코어 4스레드 i3 프로세서를 갖춘 제품이 80만 원대 중반이다.
가격대비 성능비를 중시한다면, 낮은 가격에 성능이 더 높은 AMD 라이젠 프로세서 탑재 노트북을 선택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물론 높은 호환성과 조금 더 긴 배터리 시간을 중시하는 사용자라면 인텔 프로세서 노트북을 선택하는 것을 추천한다.
올해 초까지만 하더라도, 일반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노트북은 인텔 프로세서뿐이었다. 하지만 2세대 AMD APU가 주목을 받으면서, 이제 소비자의 제품 선택권도 더욱 넓어졌다. 조금이라도 더 낮은 가격대를 원한다면 AMD 라이젠 5/7 APU 탑재 노트북을 중점적으로 보자.
동아닷컴 IT전문 남시현 기자 (shn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