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3당 원내대표가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국회의장실에서 회동을 갖고있다. 왼쪽부터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심재철 자유한국당 신임 원내대표, 문 의장,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2019.12.9/뉴스1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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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가 9일 새 국면을 맞았다. 자유한국당의 새 원내대표로 ‘5선’의 심재철 의원이 당선된 것. 심 원내대표는 당선 직후 제일 먼저 나경원 전 원내대표가 주도한 필리버스터를 철회하면서, 최악의 ‘파국’을 막았다.
다만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심 원내대표가 그냥 한 수 접을 인사는 아니다”라고 입을 모았다. 심 원내대표는 ‘5선’에 ‘국회 부의장’ 등 정치 경험과 연륜이 나 전 원내대표는 물론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를 앞선다. 성향 역시 ‘투쟁력’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심 원내대표의 이날 취임 일성도 이 원내대표와 심 원내대표의 ‘허니문’을 기대하기 어렵게 한다. 심 원내대표는 경선 정견발표에선 “당장 패스트트랙 싸움이 급선무”라고 말했고, 당선 직후에는 “오늘 당장 협상에 들어가겠다. 여당과 국회의장에게 예산안 추진을 스톱하고, ‘4+1’협의체는 안 된다고 하려한다. 당이 반드시 필승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전과 다른 스타일의 새 협상 파트너를 두고 민주당 내부에서도 여러 말이 오간다. 특히, 이인영 원내대표 입장에서는 취임 직후부터 패스트트랙 정국을 거치며 나 전 원내대표와 최악의 불협화음을 보였던 만큼, 이번에 심 원내대표와의 호흡에 대한 기대 섞인 우려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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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초선 의원은 “심 원내대표의 ‘직진 스타일’에 대한 걱정도 있는데, 이명박 정부 등에서 여러 국면을 넘으면서 정치가 무엇인지 잘 아실테니 타이밍 맞게 맥을 잘 짚으실 줄도 아시지 않겠나”고 말했다. 다른 초선 의원은 “경선 과정을 보니 여당과 협상 경험을 두루 앞세우더라”고 기대를 표했다.
이 원내대표와 심 원내대표가 조금이나마 공감대를 형성할 대목은 그들의 행적에서 찾을 수 있다. 서울대 총학생회장 당시 민주화운동으로 1980년 ‘서울의 봄’을 이끈 심 원내대표와 당내 86그룹 핵심으로 전대협 초대의장 출신인 이 원내대표는 대표적인 ‘운동권’ 출신이다. 또 당내 비주류로 분류되는 가운데 원내대표에 당선됐다는 이력도 같다.
하지만 쟁점에 대한 여야 간 의견 차이가 워낙 극명하고, 내년 총선이 얼마 남지 않은 가운데 당내는 물론 지지층의 결집을 극대화해야 하는 국면이라 신경전이 불가피하다. 일단 이날 심 원내대표의 필리버스터 철회로 협상 시간은 벌었지만, 폭풍전야와 같은 긴장감은 지속되고 있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다시 한번 패스트트랙 등 당의 목표를 관철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그는 이날 오후 의원총회에서 “내일 오전 10시 본회의에서 비쟁점 법안부터 처리한다. 내일 중 내년도 예산이 처리되지 않으면 우리가 준비한 수정안으로 예산안 처리 과정에 들어갈 것”이라며 “4+1을 통해 선거법과 검찰개혁법 협상도 진행되는 중”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