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해원-임희철-권도은 첫작품 대박… ‘동백꽃…’ 임상춘은 3년차 신인 대부분 필명 쓰고 프로필 베일에… 작가 양성소 및 지원 시스템 발전 종편 등 시장 확대로 등용문 넓어져
근래 보기 드물게 시청률 20%가 넘은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왼쪽 사진)과 월화 드라마 시청률 1위인 ‘VIP’ 모두 신인 작가들의 작품이란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KBS·SBS 제공
마지막 회 시청률 23.8%로 최근 종영한 KBS ‘동백꽃 필 무렵’의 작가 임상춘은 올해로 3년 차의 작가다. 2016년 KBS 4부작 드라마 ‘백희가 돌아왔다’로 데뷔해 이듬해 KBS 미니시리즈 ‘쌈 마이웨이’로 장편 신고식을 치렀다. ‘동백꽃…’으로 스타작가 반열에 오른 그는 성별로 인한 편견을 없애고자 중성적 필명을 사용 중이다. 지금까지 알려진 임 작가에 대한 정보는 회사원 출신의 30대 여성이란 점이 유일하다.
임 작가의 필력은 ‘동백꽃…’에서 유감없이 드러났다. ‘동백꽃…’에서 곽덕순 역을 맡은 경력 47년의 배우 고두심 씨는 촬영 내내 ‘어떻게 대사가 이렇게 맛깔날 수 있느냐’며 감탄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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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방영된 tvN 드라마 ‘자백’은 영화 프로듀서 출신인 임희철 작가의 데뷔작이었고, 배우 임수정의 2년 만의 복귀작으로 화제가 된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는 2010년 ‘시크릿 가든’부터 김은숙 작가의 보조 작가로 활동한 권도은 작가의 첫 작품이었다. 16일 첫 방영되는 tvN ‘블랙독’ 역시 박주연 작가의 데뷔작이다.
신인작가들의 약진은 드라마 작가의 등용문이 최근 들어 대폭 넓어졌기 때문. 예전에는 스타 작가 밑에서 보조 작가로 일하다 독립하거나 지상파 공모전을 통해 데뷔하는 경우가 많았다. 최근에는 CJ E&M이 드라마제작 자회사 스튜디오드래곤과 협력해 운영하는 작가 양성소 ‘오펜(O-pen)’을 거치는 새로운 루트가 생겼다. 또 종편 등 드라마 제작에 나서는 곳이 늘면서 기존 작가만으로는 감당할 수 없어 신인작가에게 기회가 많이 주어지는 편이다. CJ E&M 관계자는 “임희철 박주연은 모두 오펜 출신으로 이곳에서 배운 작가 군이 점점 늘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