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메이트30’ 해부 보고서 분석 美 수출금지에 맞서 자체 부품 개발, 네덜란드-日 등으로 수입처 다변화 5G 부품도 ‘기술 자립’ 움직임
미국의 수출 규제를 받고 있는 중국 최대 정보통신회사 화웨이가 올해 9월 출시한 최신폰 ‘메이트30’에 미국 반도체 기업의 부품을 쓰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휴대전화는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10’, 애플의 ‘아이폰11’ 등과 경쟁하는 제품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일 ‘메이트30’의 내부를 뜯어서 분석한 일본 기술연구소 포말하우트 테크노 솔루션 및 금융사 UBS의 보고서를 인용해 “화웨이가 미국 반도체 칩 없이 스마트폰을 만들어 냈다. 미국 회사들의 부품은 ‘반드시 필요한(must-have)’ 품목이 아니라 ‘있으면 좋은(Nice-to-have)’ 것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5월 중국과 고위급 무역협상이 결렬된 뒤 화웨이를 ‘블랙리스트’에 올리고 미 기업의 수출을 금지했다. 이에 따라 퀄컴, 인텔 등 주요 미 반도체 기업도 화웨이에 대한 수출을 중단했다. 이후 화웨이는 자체 부품을 개발하고, 네덜란드 대만 일본 등으로 수입처를 다변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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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는 “화웨이에 대한 거래 제한 조치가 화웨이를 고립시킨 게 아니라 기술 자립의 발판만 마련해 준 셈이 됐다. 결과적으로 미국 업체들이 피해를 보게 됐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화웨이가 휴대전화를 넘어 5세대(5G) 이동통신에 들어가는 부품도 국산화 및 수입처 다변화 조치에 나섰을 것으로 보고 있다.
런정페이(任正非·75) 화웨이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26일 CNN 인터뷰에서 “(화웨이가 미국 기업과 함께 일할 수 없다면) 대안을 찾을 것”이라며 “대안이 자리 잡으면 과거로 돌아갈 가능성은 작다”고 미국 정부에 경고했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