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서부전선에 위치한 창린도 방어대를 시찰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25일 보도했다. (노동신문)© 뉴스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남북접경 지역인 창린도에서 해안포 사격을 지도한 것과 관련, 국방부가 이를 9·19 군사합의 위반으로 규정하면서 남북관계가 더욱 냉각될 전망이다.
특히 문재인 정부가 지난해 9·19 남북군사합의서 체결 이후 한반도 평화 분위기가 본격적으로 조성됐다고 성과를 띄워온 상황에서, 북한이 금강산 문제와 더불어 남북 군사합의 마저 위반하며 ‘남북 대치’ 상태였던 과거로 회귀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25일 김 위원장이 서부전선에 있는 창린도 방어대시찰에서 사격을 지도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사격의 목표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으나 창린도가 접경지역인 점을 고려할 때 포문이 남측을 향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북한의 이같은 도발은 연말로 정해놓은 북미협상 시한이 다가오는 상황에서 미국과 우리 정부를 동시에 압박하는 행보로 보인다. 또한 이날부터 부산에서 열리는 한국·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겨냥해 압박 공세를 높인 것으로도 풀이된다.
특히 ‘1호(김 위원장)’의 현지지도 성격으로 볼 때, 북한은 남북군사합의 위반 여부 등을 고려한 후 의도적으로 발사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9·19 군사합의 위반은 경색된 남북관계 국면에서도 유지되어 왔던 합의 사항으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최근 북한이 금강산 관광지구 남측 시설물 철거를 거듭 요구한 데 이어 이같은 의도적인 군사 도발에까지 나서면서, 일각에선 남북관계가 대치 국면에 놓여있던 과거로 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일각에선 사격장면에 대한 구체적인 공개가 없었다는 점, 해안포 사격 자체보다 부대 중심의 보도에 그치는 등 다소 수위를 조절한 것을 감안할 때 북한이 미국에게 요구하고 있는 체제안전 보장 등에 대해 남측에게도 무관하지 않다는 압박성 메시지로 풀이된다는 관측도 제기한다.
한편 국방부는 북한이 올해 12차례 미사일 등 발사체를 발사한 데 대해 ‘9·19 군사합의 취지에는 어긋났지만 위반은 아니다’라는 입장을 유지해 오다, 이날 처음으로 합의사항 위반으로 규정하고 유감을 표명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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