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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도서관에 날개를]“책꽂이 높이도 낮아지고… 도서관이 집보다 더 재미있어요”

입력 | 2019-11-25 03:00:00

성남시 분당서현청소년수련관 내 작은도서관 새 단장
16년 지나 노후 도서관 리모델링… 179m² 공간에 책 2만6000권 비치
원목 서가 70개-정보 검색대 갖춰… 지역사회 모두의 지식공간 탈바꿈



22일 경기 성남시 분당서현청소년수련관 도서관을 찾은 초등학생들이 곳곳에 앉아서 책을 읽고 있다. 작은도서관만드는사람들 제공


“책장이 높아 손에 안 닿던 책도 이제는 제 맘대로 꺼내 볼 수 있어요.”

아파트로 겹겹이 둘러싸인 경기 성남시의 4층짜리 청소년수련관. 오전 내내 조용한 이 건물은 매일 오후 학교 수업이 끝나면 초등학생들로 붐빈다. 이달부터는 건물 내 1층 작은도서관이 새 단장을 마치고 개관해 더 많은 학생들이 즐겨 찾는 ‘핫 플레이스’가 됐다.

도서관에서 친구, 부모님과 함께 책을 고르던 청소년들은 “높이가 낮은 책꽂이가 많아져서 사다리를 이용해 올라가지 않아도 보고 싶은 책들을 다 볼 수 있다. 도서관이 집보다 더 편하고 재미있다”며 웃었다.

22일 정식 개관한 분당서현청소년수련관 작은도서관이 지역의 지식 사랑방으로 거듭나고 있다. 이날 열린 개관식에는 은수미 성남시장, 김수연 사단법인 작은도서관만드는사람들 대표를 비롯해 학부모, 청소년 100여 명이 참석했다. 은 시장은 “부모, 아이, 지역사회가 모두 함께할 수 있는 지식공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설립된 지 16년이 지나 노후했던 도서관은 올해 7월 KB국민은행이 주최한 작은도서관 조성 사업의 리모델링 분야에 선정됐다. 1억 원의 사업비를 후원받아 두 달간 새 단장에 심혈을 기울였다. 179m²(약 54평) 규모인 도서관에는 2만6000여 권의 책을 비치하고 70개의 원목 서가를 새로 들여놓았다. 열람 책상 9개, 의자 60개, 정보 검색대, 수납장도 있다.

개관식에 앞서 이달 초 학생들에게 일부 공개한 도서관은 이미 반응이 뜨겁다. 리모델링 전 일주일에 한 번씩 도서관에 왔다는 공지후 양(초등학교 3학년)은 “요즘 일주일에 3, 4번씩 책을 보러 온다. 깨끗하고 편한 새 의자에 앉아 책을 읽을 때가 제일 즐겁다”고 했다. 정제하 군(초등학교 4학년)은 “학교, 학원 숙제를 마치면 꼭 친구들과 이곳에 온다. 책꽂이에 보고 싶은 만화책이 정말 많다”고 말했다.

학부모들에게도 작은도서관은 인기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이희옥 씨(47)는 “집에서 5분 거리에 최고로 훌륭한 독서 환경이 갖춰져 있다. 같이 책을 읽으러 가도 좋고, 아이가 책을 읽는 동안 장을 볼 수도 있어 많은 학부모들이 이곳을 좋아한다”고 했다.

개관식에 참석한 뒤 도서관 구석구석을 둘러본 김수연 대표는 “아이든 성인이든 가장 가까운 곳에서, 가장 쉽게 발견할 수 있는 행복이 책”이라며 “친환경적이고 좋은 원목을 엄선해 더 친근한 독서 공간을 하나라도 더 짓는 게 소명”이라고 밝혔다.

성남=김기윤 기자 pe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