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려라, 달구!/이경옥 글·권송이 그림/168쪽·1만1500원·아이앤북(8∼13세)
일본이 곡식부터 사람까지 수탈해 가는 암울한 상황에서도 여명과 달구의 깊은 우정을 따스하게 그렸다. 돌멩이를 던지면 금방 물어오고 말도 잘 알아듣는 달구는 토종개인 삽살개의 명민함을 상징한다. 동네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삽살개가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급격히 줄어든 이유도 알 수 있다. 모진 핍박에도 꺾이지 않는 아이들과 달구. 강한 생명력으로 이 땅의 사람과 동물은 그렇게 버텨왔다. 미래를 향한 희망의 씨앗을 남겨둔 마지막 장면은 찡한 여운을 남긴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