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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이 벌렁벌렁∼ 그래, 이 맛이지!”

입력 | 2019-11-09 03:00:00

여행|단양·제천|




남한강의 정취와 소백산의 능선을 함께 감상할 수 있는 단양 패러글라이딩. 전문가와 함께 타는 2인승으로 약 10분간 비행한다.

깊어가는 가을. 전국의 산을 발갛게 단풍이 물들이고 있다. 많은 사람이 얼마 남지 않은 단풍을 보기 위해 발걸음을 재촉한다. 다소 쌀쌀해지기는 했지만 야외활동을 즐기기 좋은 시기다. 서울 및 수도권에서 멀지 않은 충북 단양과 제천은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이다. 멋진 풍광은 덤.

케이블카 타고

올해 3월에 문을 연 청풍호반케이블카는 청풍호를 내려다보기 좋은 장소다. 해발 531m의 비봉산은 청풍호의 중심에 있다. 케이블카는 비봉산 정상까지 2.3km 구간을 운행한다.

케이블카는 비봉산 북동쪽 사면을 10분간 오른다. 처음에는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은 풍경에 아쉬움이 생긴다. 그러나 조금만 지나면 멋진 풍광이 조금씩 드러나면서 아쉬움은 감탄으로 바뀐다. 도착한 뒤 야외 전망대로 나서면 청풍호 풍광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청풍호반케이블카는 비봉산 정상(해발 531m) 전망대까지 10분 정도면 올라갈 수 있다.

1, 2층으로 만들어진 넓은 야외 전망대에 서면 동서남북 어디서든 호수가 보인다. 마치 바다 한가운데 떠 있는 섬에 오른 기분이다. 비봉산을 둘러싼 수름산, 대덕산, 야미산, 금수산, 작성산 등 수많은 산과 봉이 만든 선의 흐름이 아름다운 수묵화 같다. 여기에 들과 산을 도화지로 삼아 움직이는 구름이 만드는 그림자는 신비롭다. 전망대에는 아기자기하면서도 재미있는 조형물이 많아 인증샷 찍기에도 좋다.
 
케이블카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 30분(11월 기준)까지 운행한다. 요금은 성인 왕복 1만5000원. 모노레일을 타고 오를 수도 있다. 올라갈 때 케이블카, 내려갈 때 모노레일을 선택할 수 있고 그 반대도 가능하다. 티켓은 현장 구매만 할 수 있다. 출발과 도착 지점이 다르지만 순환버스가 운행된다.
 
알파인코스터 타고
 
알파인코스터는 충북 단양군 적성면 애곡리 일대에 자리 잡은 만천하스카이워크에서 탈 수 있다. 숲속에 난 960m 길이의 모노레일을 최대 시속 40km로 달린다. 놀이공원에 있는 롤러코스터처럼 동력 없이 중력에 의해 내려간다. 1인용이라는 점이 다르다.

탑승 전 몸무게, 키, 건강상태 등을 묻는 탑승동의서를 작성해야 한다. 안전교육 영상도 시청해야 한다. 알파인코스터를 타면 진행요원들이 허리에 안전벨트를 채워준다. 천천히 위로 올라가면서 만천하스카이워크도 보이고 여유가 생긴다. 최고점에 이르면 갑자기 내려가는 구간이 나타난다. 점점 속도가 붙으면서 주위 나무들이 흐릿하게 보이기 시작한다. 속도도 속도지만 90도로 코스가 꺾일 땐 몸이 날아갈 것만 같은 두려움이 불쑥 든다. 손잡이를 쥔 손에 더 힘이 들어간다. 손잡이를 작동해 속도를 느리게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긴장감과 두려움이 더해 생각할 여유가 없어진다. 속도에 어느 정도 적응이 될 무렵 도착한다. 내려가는 시간은 1분 정도로 길지 않지만 짜릿한 쾌감은 오래 남는다. 요금은 1만5000원으로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이나 제한사항을 확인하면 좋다.

집와이어 타고

980m 구간을 시속 50km로 내려가는 집와이어.

버스를 타고 만천하스카이워크로 올라가면 집와이어가 반긴다. 집와이어는 금수산과 남한강을 배경으로 높이 120m의 만학천봉 출발지에서 980m 구간을 시속 50km의 속도로 내려간다. 680m를 내려간 뒤 환승장을 거쳐 다시 300m를 내려간다.

탑승 전 장비와 안전모를 착용한다. 출발대에 서서 진행요원이 장비와 와이어를 결합한 뒤 안전문에 발을 디디면 출발 준비 끝이다. 약간의 긴장감으로 심장이 뛰는 가운데 안전문이 벌컥 열리면 심장 박동 수는 치솟는다. 공포심이 몰려들어 그만두고 싶은 충동이 생긴다. 그때 갑자기 출발 소리와 함께 몸이 앞으로 쏠리며 나아간다. 공포심은 출발대에 놔둔 덕분일까. 이후부터는 짜릿한 쾌감과 멋진 풍광에 감탄이 터질 뿐이다. 약 2분의 시간이 짧게 느껴질 정도다. 매일 선착순 350명 탑승 이후 마감된다. 요금은 3만 원으로 탑승동의서는 필수다.

패러글라이딩 타고

단양 만천하스카이워크는 남한강 절벽 위에 세운 나선형 타워 전망대다.

단양은 패러글라이딩 천국이다. 가곡면 일대를 자동차로 달리면 하늘 위로 색색의 많은 패러글라이더가 보인다. 이 일대는 소백산맥이 비구름과 강한 바람을 막아줘 1년 내내 패러글라이딩을 할 수 있다고 한다. 이곳에만 10여 개의 패러글라이딩 업체가 있다. 주말에는 1000명 이상이 패러글라이딩에 도전하고 있다.

단양 패러마을은 단독 활공장을 갖춘 곳 중 하나다. 약 20명의 조종사가 도전자들과 2인 1조를 이뤄 탠덤비행(능숙한 조종사와 체험자가 함께 비행하는 것)을 한다. 별다른 사전지식이 없어도 바로 도전할 수 있다. 조종사와 함께 10여 분간 비행한 뒤 준비된 자동차를 타고 다시 출발지로 돌아올 수 있다.

출발 전 공군 조종사 복장을 입고 헬멧을 쓴 뒤 장비를 착용한다. 이후 도전자가 할 일은 땅에서 뜨기 전까지 빨리 달리는 것이다. 말은 쉽지만 뒤에 커다란 패러글라이더가 맞바람을 받으며 떠 있어 달리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 온 힘을 쏟아부어도 걷는 수준이다. 이때 제대로 달리지 못해 재출발을 하는 경우도 많이 생긴다. 조종사의 구령에 맞춰 무작정 달리다 보면 어느새 발이 허공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공포심에 온몸이 굳어질 듯하지만 곧 자유로운 감정에 긴장마저 풀어진다. 이때부터는 정말 한 마리의 새가 된 기분이 든다. 조종은 조종사에게 맡기고 그저 휘돌아나가는 남한강 줄기와 붉게 물든 산과 마을 풍경을 감상하기만 하면 된다. 두 손이 자유롭기에 사진을 찍어도 된다. 미리 신청을 하면 조종사가 자체적으로 동영상을 찍은 뒤 휴대전화로 보내준다.

상황에 따라서 잠시 조종간을 내주거나, 착륙 직전 90도로 흔들어주는 등 다시는 하고 싶지 않은 경험도 제공한다. 보통 준비부터 체험까지 1시간 정도 걸린다. 요금은 11만 원부터. 동영상 촬영은 2만2000원이다.

○ 여행정보

팁+ △제대로 된 체험 동영상을 찍고 싶다면 몸에 장착이 가능한 장치가 필요하다. △높은 곳을 무서워한다고 지레 겁먹지 말자. 기자도 높은 곳이 무섭지만 패러글라이딩, 집와이어 모두 체험했다. 결심 그 자체가 힘들었을 뿐이다. △유기농 쌈밥으로 유명한 ‘산아래’(제천시 봉양읍 앞산로 174)는 모든 음식이 깔끔하고 건강한 느낌을 준다. 맛도 훌륭하다.

감성+ △음악: 바람이 불어오는 곳(제이레빗). 바람을 맞으며 또는 가르면서 나아갈 때 바람이 불어오는 곳이 어디일지 궁금하다. 여러 버전이 있지만 가을에는 이 버전이 어울린다. △영화: 박하사탕(1999년·감독 이창동) 주인공이 철로에 올라 “나 다시 돌아갈래”라고 외치는 장면과 첫사랑 장면의 배경이 제천 진소마을이다.

여행지 지수 (★ 5개 만점)

△가을 하늘 아래서 야외 활동 하기 ★★★★★
△스트레스 시원하게 날리기 ★★★★★
△운치 있는 풍경 감상하기 ★★★★★
△연인과 더없이 친해지기 ★★★★
△절로 가족의 소중함 깨닫기 ★★★★

단양·제천=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