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치예술가 토마스 사라세노展 생명과학-열역학 등 최신기술 활용… 대규모 설치작품으로 관객에 어필
설치 작품 ‘아라크네, 우주먼지, 숨쉬는 앙상블이 함께하는 아라크노 콘서트’(2016년). 갤러리현대 제공
지난달 30일 서울 종로구 갤러리현대에서 사라세노의 개인전이 개막했다. 독일 베를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사라세노는 10여 년간 거미와 협력자로 일했다. 그는 올해 베니스 비엔날레에서도 국가관 가운데 ‘거미/줄’관을 세워 거미줄 설치 작품을 선보였다. 어릴 적 오래된 집 다락방에 가득한 거미를 보고 ‘우리 집 주인은 거미일까 나일까’ 공상하던 소년은 거미의 시선에서 세계를 바라보려 시도한다.
사라세노가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건 대형 설치작품을 통해서다. 2008년 선보인 ‘Galaxies Forming Along Filaments’는 거미줄에서 영감을 얻어 인류의 새로운 주거 형태를 고민했다. 좁은 땅에 밀집한 도시의 주거를 벗어나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고 경계 없이 오갈 수 있는 시스템을 예술가의 상상력으로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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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이나 열역학 등 최신 기술을 활용해 관객을 매혹하는 방식은 덴마크 출신 예술가 올라푸르 엘리아손이나 영국 기반 그룹 랜덤인터내셔널을 떠올리게 한다. 몰입에 가까운 경험과 사진을 찍고 싶은 비주얼도 이러한 경향과 맞물린다. 이 때문에 자연사박물관에 어울리는 작품이라는 회의적 시선도 있다. ‘예술의 영역이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을까?’라는 화두로 지켜보기에 흥미로운 작가다. 12월 8일까지.
김민 기자 kim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