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우즈.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전 세계 골프팬들이 그토록 고대하던 순간이 마침내 찾아왔다.
● 출발이 나쁘다고 실망하지 말라
우즈는 조조 챔피언십 첫 라운드를 10번 홀에서 시작했다. 대회의 첫 번째 티샷은 물로 향했다. 보기를 기록했다. 다음 홀도 보기, 12번 홀도 보기였다. 프로선수가 대회 첫 출발 3개 홀을 연속보기로 시작할 확률은 많지 않다. 더구나 천하의 타이거 우즈다. 그의 선수생활 기록에서도 손꼽을만한 최악의 시작이었다. 보통의 선수라면 나쁜 출발에 실망하고 좌절한 나머지 더 힘든 상황으로 빠질 만도 했지만 우즈는 달랐다. 버텼다. 세월이 주는 지혜였을 것이다.
우즈는 14~16번 홀에서 3연속 버디를 하며 3개의 보기를 지워버렸다. 결국 1라운드 9개의 버디로 64타를 마크했다. 그리고 우승을 차지했다. 3개의 보기로 시작했지만 우승까지 차지한 첫 역사를 썼다.
● 비거리와 힘이 아닌 유연성과 정교함
한창 때의 우즈는 경쟁자와는 차원이 다른 골프를 했다. 엄청난 비거리로 동반자들을 압도했다. 빼어난 피지컬을 가졌고 꾸준하게 몸을 단련했다. 골프와 웨이트 트레이닝은 별개라고 생각했던 시절, 우즈는 파워골프의 선구자였다.
탄탄한 체구에서 나오는 정확한 샷 덕분에 항상 경쟁자보다 20야드는 앞서가며 플레이를 했다. 그가 최종라운드에서 앞서던 경기를 역전패 당했던 것은 2009년 PGA챔피언십이 처음이었다. 그 상대가 바로 양용은이었다.
항상 남보다 앞선 자리에서 골프를 해왔던 우즈였지만 세상은 변했다. 이제 파워골프는 새로운 트랜드로 자리 잡았다. PGA투어는 우즈보다 크고 강한 젊은 선수들이 속속 들어왔다. 장비도 발달했다. 모든 선수들은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고 더 강한 코어근육을 만드는데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 우즈는 팬과 모든 이에게 감사했다
인간은 완벽한 존재가 아니다. 외롭게 정상을 지켜오던 우즈는 한동안 방황했다. 가정사도 복잡했다. 치명적인 스캔들로 자신과 주변이 상처를 받았다. 그렇게 해서 사라지는 스타들도 많았지만 우즈는 다시 그린으로 돌아왔다.
지난해 마스터스 챔피언십에서 감동을 주는 우승으로 부활을 알렸고 이번에 대망의 82승을 달성했다. 우승 뒤 시상식에서 우즈는 모든 이들에게 감사했다. “1996년 PGA투어에 들어온 이후 이런 날이 올 것이라고는 기대하지 않았다. 팬들의 성원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우리는 팬이 없으면 정말 안 된다. PGA투어 멤버들을 대신해서 감사드린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