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간우주회사 블루오리진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가 22일 미국 위싱턴DC에서 열린 제70회 국제우주대회에서 국제우주연맹이 기업에 최초로 수여한 우수 산업상을 수여한 직후 소감을 이야기하고 있다. 워싱턴D.C.=박근태 기자 kunta@donga.com
올해로 70회를 맞은 IAC는 세계 각국의 우주개발 사업과 민간 우주개발, 국제협력, 과학연구 등을 공유하는 최대 규모의 국제행사다. 미국의 유인 탐사선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 50주년을 맞아 열린 이번 대회에서는 인류의 달 탐사 의지를 재확인하고 계획을 현실화할 비전이 제시됐다. 인류는 1972년 12월 아폴로 17호를 마지막으로 달을 밟지 않고 있다.
세계 각국 우주기관과 기업들은 이번 대회에서 첫 여성 우주인의 달 착륙, 개별 국가만이 아닌 국제협력에 기반 한 달 탐사, 구체적인 과학연구, 태양계 행성 탐사 등 향후 10년 우주개발의 이정표를 제시했다. 이달 21일 개막연설에 나선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2024년으로 예정된 미국의 달 탐사 ‘아르테미스’ 미션을 통해 인류 역사상 여성 우주인이 처음으로 달을 밟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다른 나라 우주비행사의 참여를 적극 고려하고 있다는 계획도 내놨다. 짐 브라이든스틴 NASA 국장은 “아르테미스 미션에는 미국인뿐만 아니라 국제협력을 통해 다른 나라 우주비행사도 참여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밝혔다.
블루오리진은 지난 5월 달 표면에 화물을 운송하는 블루문 프로젝트에 사용될 착륙선을 공개했다. 사진은 21일 미국 워싱턴DC에서 개막한 2019 국제우주대회장에 전시된 블루문 랜더 모형. 워싱턴D.C.=박근태 기자 kunta@donga.com
전기차 회사 테슬라 창업자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는 2022년 달에 화물을 운송해 달 개발을 위한 자원을 보낸 뒤 2024년 달 착륙에 나설 계획을 공개했다. NASA의 아르테미스 미션과는 또 다른 민간 달 탐사의 구체적인 실행 계획이다. 유럽의 전통적인 우주발사체 기업 아리안스페이스도 달 탐사를 현실화할 비전을 내놨다. 요한 디트리히 뵈르너 유럽우주국(ESA) 국장은 “미국 화성 탐사의 전초기지 역할을 할 달 궤도 우주정거장 ‘루나게이트웨이’를 가능케 하기 위한 발사체 발사를 2023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우주 관련 스타트업들도 달 탐사를 위한 새로운 계획들을 속속 공개했다.
중남미 국가들도 신생 우주 스타트업과 손잡고 달을 향한 꿈을 키우고 있다. ‘에콰도르 시민우주청’은 ‘국제우주연맹(IAF) 라틴아메리카 지역그룹’과 영국의 스타트업 스페이스비트와 손잡고 남미 국가 가운데 처음으로 달 탐사에 나선다. 스페이스 비트는 이번 행사에서 영국 첫 달 탐사 로버를 발표했다. 파블로 타나슈크(Pavlo Tanasyuk) 스페이스비트 CEO는 “우주 탐사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주체들의 다양성을 높이고 지속 가능한 달 탐사를 위한 국제 협력 체계의 중요성을 일깨운다는 점에서 이번 협력은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일본의 스타트업 아이스페이스도 2021년 달 탐사를 위한 소형 로버를 보낸 뒤 2023년 달 정주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한 표면 탐사와 데이터 수집에 나선다. 하카마다 다케시 아이스페이스 CEO는 “광물자원 연구, 에너지, 통신 등 달 탐사를 위한 플랫폼을 개발하는 게 비전”이라며 “NASA, 찰스 스타크 드레이퍼연구소 등과 협력 체계를 갖췄다”고 밝혔다.
2025년까지 확정된 세계 각국 달 탐사계획은 달에 사람을 보내는 4개의 유인우주 계획을 포함해 모두 21개에 이른다. 이 가운데 민간이 주도하는 탐사계획이 9개다. 1960~1970년대 달 탐사를 미국과 옛 소련이 주도했던 것과 달리 다시 달로 돌아가는 인류의 계획은 민간 기업이 큰 축을 차지하고 있다. 이와 별도로 아직까지 투자나 구체적 실행계획이 확장되지 않았지만 제안된 계획도 16건에 이른다.
워싱턴D.C.=김민수 동아사이언스 기자 rebor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