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엔진 식는데 집값만 폭등
정부, 강남-마포 등 불시점검 18일 서울 마포구 마포대로 ‘마포래미안푸르지오’ 단지 내 공인중개업소를 불시에 방문한 정부 합동 현장점검반원들이 공인중개사법 위반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한국감정원이 집계하는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10월 둘째 주(14일) 서울 아파트 가격은 전주보다 0.07% 상승해 7월부터 16주 연속 상승하고 있다. 서울뿐만 아니라 ‘대대광’(대구, 대전, 광주) 등에서도 최근 부동산 가격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다. 한국감정원이 집계하는 전국 아파트 주간 가격동향에 따르면 대구지역 아파트 가격은 9월 셋째 주 전주 대비 0.01% 오르며 상승세로 돌아선 뒤 5주 연속 상승했다. 대전은 올해 4월 넷째 주 0.02% 오르며 상승세로 돌아선 뒤 26주 연속 상승했고, 상승 폭도 커졌다. 광주는 지난해 4월부터 지속된 하락세가 끝나고 10월 둘째 주 상승세로 전환했다.
정부가 곧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를 시행하고 이르면 11월 초 실제 적용 지역을 지정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지만 주요 타깃인 재건축 아파트 가격 상승세도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정부의 부동산 규제 정책 ‘약발’이 제대로 듣지 않는다는 평가가 나온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18일 기준으로 10월 셋째 주 서울 재건축 아파트 가격은 전주보다 0.18% 상승했다. 9월 넷째 주 0.43% 상승한 뒤 상승 폭은 축소됐지만 오름세는 지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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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단속 대상이 된 마포래미안푸르지오는 일명 ‘마용성’(마포구, 용산구, 성동구)을 대표하는 아파트 단지로 올해 9월에 84m² 평형 15층 아파트가 14억3000만 원에 거래됐다. 불과 넉 달 전인 5월 17층 같은 평형이 12억8000만 원에 거래된 점을 감안하면 그새 1억5000만 원이 올랐다.
서울 서초구 아크로리버파크 아파트는 전용 84.97m²(9층)가 9월 32억 원에 팔리는 등 한 달 만에 3억5000만 원 오르며 부동산 시장이 이상 과열을 보이고 있다. 서울 강남구 래미안대치팰리스는 지난달 84.97m²형이 27억9800만 원에 거래되며 30억 원대를 목전에 두고 있다. 내년 초 입주가 시작되는 신촌그랑자이는 올 8월 전용면적 80m²의 입주권이 13억 원에 팔리며 최고가를 찍었다.
전문가들은 분양가상한제나 불법 거래 단속 같은 정부 정책이 거래만 위축시킬 뿐 가격 안정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저금리로 투자 수요는 늘어나는데 거래를 옥죄면 한두 건만 높은 가격으로 거래가 이뤄져도 전체 가격이 오른 것 같은 착시 현상을 일으키고, 결국 투자자들이 높은 가격에도 ‘베팅’을 하는 현상이 반복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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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저금리로 시중에 유동자금이 넘치며 부동산으로 자금이 몰릴 수밖에 없는데 거래, 공급은 모두 위축됐다”며 “정부가 분양가상한제 등 서울 주요 지역 재개발·재건축을 억제하는 정책으로 ‘똘똘한 한 채’의 희소성을 높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호경 kimhk@donga.com·이새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