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1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세인트 레지스호텔에서 열린 한국경제 설명회(IR)에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가운데)가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19.10.17(기재부 제공)© 뉴스1
1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한국 경제 설명회(IR)에 참석한 해외투자자들이 한국 경제의 디플레이션 우려에 대해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해외금융기관 및 투자자들은 이밖에 한국의 반도체 수출상황과 정부의 확장적 재정정책에 대한 질문을 쏟아냈다.
발표자로 나선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추가 질문시간을 할애하며 한국 세일즈 외교에 적극 나서는 모습을 보였다.
첫 질문자로 나선 토마스 번 코리아소사이어티 회장은 “최근 한국 물가가 계속 하락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원인이 무엇이라고 보느냐”며 “이런 현상이 디플레이션 시작이라고 보느냐”고 질문을 던졌다.
홍 부총리는 참석자들의 날카로운 질문에 부연설명을 추가해 답변했다. 홍 부총리는 우선 디플레 우려에 대해 “한국 경제 소비자물가가 이제까지 대개 1% 이내 수준에서 증가해오다가 지난 9월 0.4% 하락을 기록했다”며 “주된 요인은 지난해에는 농산물과 유가가 비쌌는데 올해는 작황 호조로 농산물값이 하락하고 국제 유가도 낮은 것이 직접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홍 부총리는 “일각서 이런 모습을 보고 한국 경제가 디플레에 빠진 것 아닌가 하는 지적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한국 정부로서는 디플레 가능성에 대해서는 경계하고 있으나 현재 디플레 상태이거나 디플레가 우려되는 상황은 아니라는 말씀을 드린다”고 강조했다.
홍 부총리는 또 “디플레가 된다면 경기 침체나 자산 가격 급락이 동반하는 경우가 많은데 한국 경제가 침체에 빠진다거나 자산 가격 급락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 디플레 상황에 있다는 얘기는 적절치 않다”며 “정책 당국으로서 디플레 가능성은 경계하지만 한국 경제가 디플레에 빠져 있다거나 디플레 우려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에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홍 부총리는 또 반도체 수출에 대해 “우리 수출의 21%가량을 차지하는 반도체의 가격이 지난해 급락하면서 한국 수출이 10개월 연속 감소했다”며 “중국 수출이 줄어든 것도 요인으로 작용했다. 미중 무역갈등이 한국의 대중 수출을 줄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해외투자자들은 우리 정부가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을 공조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지 등 확장적 재정정책과 노동, 경제정책에도 관심을 나타냈다. 또 이날 IR에서는 남북경협에 관한 질문도 나왔다.
홍 부총리는 “재정 정책의 경우 PPT서 말한 것처럼 올해 재정 확장이 9.5% 증가했고 내년에는 9.3%로 정부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확장 기조로 예산을 편성했다”며 “통화 정책과 관련해서는 한국은 지난 7월 금리를 0.25%포인트(p) 낮춘 이후 어제 또 0.25%p 낮추면서 통화 정책도 경제 활력 제고를 위해 같이 작용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또 한국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 등 노동친화적인 정책을 계속 도입할 것이냐는 질문에 “한국 경제가 안고 있는 여러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저임금 인상이나 주52시간 근무제, 노동 규범에 대해 정책 도입이 이뤄지고 있다”며 “그 방향이 우리 경제가 나아가야 할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다만 경제, 기업 등이 발맞춰 흡수, 보조할 수 있는 수준에서 가져가야 하는데 과거 2년 동안에는 시장 기대보다 다소 빠르게 진행된 측면도 있는 것 같다”며 “정부로서는 시장의 부담이 갈 정책은 세밀하고 촘촘하게 보완 작업을 해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홍 부총리의 적극적인 한국경제 세일즈에도 불구하고 현지 전문가 사이에서는 올해 한국 성장률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도 나왔다.
딕 리피 에버코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한국 동행취재단과 인터뷰에서 한국 성장률 전망에 대해 “솔직히 정부 전망보다는 부정적인 입장이다. 2%보다는 낮게 보고 있다”며 “재정과 통화 정책 폴리시믹스가 된다면 내년 전망은 좀 더 긍정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뉴욕=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