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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갔다오신다더니…” 66년만의 귀환

입력 | 2019-10-09 03:00:00

6·25격전지 화살머리 고지서 전사… 김기봉 이등중사 유해 가족 품으로




김기봉 이등중사의 아들 종규 씨(왼쪽)가 경남 거제시 자택에서 허욱구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장으로부터 66년 만에 아버지의 ‘전사자 신원확인 통지서’를 받아들고 오열하고 있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제공

6·25전쟁 당시 강원 철원군 비무장지대(DMZ)의 화살머리 고지 전투에서 산화한 김기봉 이등중사(현재의 병장 격·사진)가 66년 만에 가족 품으로 돌아왔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8일 김 이등중사의 아들인 종규 씨(70·경남 거제시)의 자택에서 김 이등중사의 ‘호국의 영웅 귀환식’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군 발굴단은 유족에게 김 이등중사의 참전 과정과 유해 발굴 경과를 설명하고, 신원확인통지서와 국방부 장관 위로패, 유품 등이 담긴 ‘호국의 얼함’을 전달했다. 또 유족의 요청에 따라 1954년 고인에게 수여했던 ‘무성화랑무공훈장’의 훈장수여 증명서를 다시 전달하는 의식도 진행했다.

1952년 12월(당시 27세) 국군 2사단 31연대 소속으로 참전한 김 이등중사는 1953년 7월 10일 화살머리 고지 4차 전투에서 전사했다. 정전협정이 체결되기 불과 17일 전이었다.

그의 유해는 5월 22일 고지 일대에서 실탄이 장전된 M1소총과 철모, 전투화, 참전 기장증을 보관한 수첩 등과 함께 거의 완전한 형태로 발굴됐다. 좁은 개인호에서 아래팔이 골절되고, 온몸을 숙인 상태로 발견됐다고 한다.

몸 곳곳에서 금속 파편이 발견돼 마지막 순간까지 격전을 치르다 숨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고 군은 설명했다. 김 이등중사를 직접 발굴한 강재민 DMZ 발굴팀장(상사)은 “철제 계급장을 입에 무신 채로 산화한 고인의 모습이 ‘나를 반드시 알려 달라’는 일종의 메시지처럼 느껴졌다”고 말했다.

아들 종규 씨는 “‘종규야 빨리 갔다 올게, 집에 들어가래이’ 하시던 아버지가 DMZ에 묻혀 계시다 66년 만에 유해로 돌아올 수밖에 없는 분단 현실이 너무 안타깝다”면서 군 당국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고인의 유해는 유족 협의를 거쳐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