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후 MBC 프로그램 ‘실화탐사대’에서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 이춘재의 모습을 공개하고 있다. (MBC캡쳐) 2019.9.25/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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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연쇄살인사건의 용의자 이춘재 씨(56)가 살인 14건과 강간·강간미수 성범죄 30여건을 저질렀다고 자백했지만, 경찰은 이 씨의 범행이 이보다 많을 것으로 보고 미제사건들을 모두 살펴보고 있다.
배용주 경기남부지방경찰청장은 8일 오전 9시 30분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경찰은 전날까지 모두 13차례에 걸쳐 이 씨에 대한 대면조사를 진행했다.
배 청장은 “이 씨가 그동안 살인사건 14건과 성범죄 30여 건을 저질렀다고 말했는데 저희는 이것보다 더 많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경기 수원권, 충북 청주권의 미제 살인사건을 모두 보고 있다”며 “용의자가 진술하지 않은 범죄가 있을 수 있고 반대로 진술한 범죄가 이 씨의 소행이 아닐 수도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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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차 사건의 범인으로 검거돼 처벌을 받은 윤모 씨(당시 22세)는 이 씨 자백에 따라 최근 이뤄진 경찰 조사에서 자신은 무죄라고 주장했다. 윤 씨는 무기징역을 확정받고 20년 동안 수감생활을 하다 2009년 가석방된 뒤 충북 청주에 거주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윤 씨와 이 씨는 모두 박 양의 집과 매우 가까운 곳에 살고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 씨는 박 양과 한 집 건너 이웃에 살고 있던 것으로 파악됐으며 이 씨는 자백 당시 이러한 내용을 언급하며 범행을 자백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당시 이 씨는 8차 사건의 유력 용의자로 경찰 조사 선상에 올랐지만, 현장에서 나온 혈액형이 B형이라는 이유로 윤 씨가 범인으로 지목됐다. 이 씨의 혈액형은 O형이다. 또한 경찰은 화성연쇄살인사건이 대다수 야외에서 벌어진 것과 달리 8차사건만 실내에서 벌어졌다는 점 때문에 그동안의 사건과 유사사건으로 보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경찰은 “이 씨의 자백에 대한 신빙성을 계속해서 조사하고 있다”며 “이 씨는 과거 6차사건 이후 유력한 용의자로 경찰 조사를 받았고 8차사건 이후 2차례 더 조사를 받았지만 8차사건 이후에는 유력한 용의자로 꼽히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3차사건 증거물에 대한 DNA 분석을 의뢰하고 연일 이 씨에 대한 대면조사를 진행하는 등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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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연제 동아닷컴 기자 jej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