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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그’ 위탁생산 끝나자… 르노삼성 부산공장 생산량 25% 감축

입력 | 2019-10-08 03:00:00

시간당 생산량 60대→45대로… 내수 부진 겹치며 허리띠 졸라매기
지난달 희망퇴직 신청 50여명 그쳐… 전환배치는 노사 아직 합의 못해
내년 출시 ‘XM3’에 한가닥 기대




르노삼성자동차가 부산공장의 시간당 완성차 생산량을 기존보다 25% 줄이면서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섰다. 차량 판매량이 줄어드는 가운데 외부 위탁 생산 물량까지 계약이 종료되면서 공장 가동을 최소화하겠다는 것이다. 르노삼성 안팎에서는 내년 하반기(7∼12월)에나 생산량이 늘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인력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르노삼성은 7일 시간당 생산량을 기존 60대에서 45대로 줄이는 생산물량 조절에 들어갔다. 부산공장의 생산직 직원 1800여 명이 오전, 오후 2개조로 나눠 일평균 960대까지 생산했던 물량을 720대로 줄이는 방식이다.

르노삼성이 생산량을 줄인 것은 일본 닛산이 2014년 9월부터 부산공장에 맡겼던 북미 수출용 차량인 ‘로그’의 생산이 지난달 말로 종료된 탓이다. 이미 닛산은 르노삼성 노조의 부분파업이 장기화되면서 3월에 기존에 위탁한 8만 대 물량을 6만 대로 줄였다.

로그가 부산공장에서 차지하는 생산 비중은 40% 이상으로 단일 차종 중에 가장 높다. 르노삼성의 내수 판매량은 올해 9월 연간 누적 기준 6만402대로 전년 대비 3.1% 감소하는 등 반등의 돌파구를 찾지 못해 생산 축소가 불가피해진 것이다.

생산 물량이 줄면서 르노삼성은 부산공장 직원을 대상으로 지난달 희망퇴직 접수를 했지만 신청자는 50여 명에 그쳤다. 사측이 예상했던 300여 명에 크게 못 미친 것이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외부 용역을 줬던 일감을 직영으로 돌리는 등의 방식으로 인력 감축을 최소화할 예정”이라며 “현재로서는 인위적인 추가 구조조정 계획은 없다”고 공식적으로 밝히고 있다.

하지만 시간당 60대 생산을 기준으로 배치된 인력을 사실상 그대로 유지하면서 생산량을 줄이면 효율성이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사측은 인력이 필요한 생산 라인이나 공정에 근로자들을 전환 배치하는 방안을 내놨지만 노사가 합의하지 못하고 있다.

르노삼성 노조 측은 “경력이 많은 조합원을 업무 강도가 높은 조립 공장 내 주요 라인에 전환 배치한 뒤 업무 강도를 높여 결국 자발적으로 희망퇴직을 유도하려는 것 아니냐”며 사측을 불신하고 있다.

르노삼성은 내년 1분기(1∼3월)에 국내 출시 예정인 르노의 차세대 크로스오버차량(CUV) ‘XM3’의 유럽 시장 판매 물량을 부산공장으로 배정받아 돌파구를 모색할 계획이다. 당초 국내 물량 외에도 8만 대의 유럽 수출 물량까지 부산공장으로 유치하겠다는 것이다. 도미니크 시뇨라 르노삼성 사장도 이를 위해 지난달 프랑스 르노 본사를 방문해 부산공장의 XM3 생산 의지를 적극 설명했다. 하지만 물량이 배정되더라도 내년 하반기에나 부산공장에서 실제 생산이 가능해 1년 가까운 시간을 어떻게 버텨 내느냐가 관건이 될 수밖에 없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르노삼성이 XM3 연간 8만 대 물량 확보를 목표로 했지만 노사 분규 장기화로 르노 본사의 시선이 곱지 않다. 구조조정을 막기 위해서라도 노사가 전향적으로 협력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했다.

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