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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북한이 5일(현지시간) 스웨덴에서 장장 8시간30분동안 비핵화 실무협상을 벌였으나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했다. 미국은 2주 뒤 논의를 재개를 촉구했으나 북한이 연말까지 숙고하겠다고 주장하면서 대화 재개 시점도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협상을 마친 뒤 북미 양측은 상반된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날 북한 측 협상대표인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는 스톡홀름 주재 북한 대사관 앞에서 “협상은 우리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결렬됐다”고 선언하며 “미국이 구태의연한 입장과 태도를 버리지 못했으며 우리가 요구한 계산법을 하나도 들고 나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양측이 협상을 멈추고 연말까지 숙고할 것을 제안했다.
오테이거스 대변인은 “북한 대표단의 논평은 8시간30분간 이뤄진 논의의 내용이나 정신을 반영하지 않는다”면서 2주 뒤 스웨덴의 초청에 임해 모든 주제에 대한 논의를 계속할 것을 북한에 촉구했다. 북한이 이 제안을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실무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그리스 아테네를 방문한 자리에서 “(북미 양측이) 오랜 시간 토론할 기회가 있었던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양측이 해야 할 일이 많이 남아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에 논의가 쉽게 흘러가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협상 후 북미 양측이 내놓은 발언이 서로 엇갈리자 양측의 논의 결과가 긍정적이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북한 전문매체 38노스의 제니 타운 편집장은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존 볼턴(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경질이 협상에서 더 많은 유연성을 제공할 것이란 북한의 기대가 너무 컸던 듯하다”고 분석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북미 실무협상의 결과는 놀랍지 않다”면서 “미국이 장밋빛 성명을 냈음에도 북미 양측의 논의는 아무런 진전을 보지 못한 게 분명하다”고 전했다. NYT는 일부 미 행정부 관리들을 인용, 미국의 실무협상 목표 중 하나는 협상이 길게 늘어지는 동안 북한에 핵 동결을 요구하는 것이었다고 전했다.
다만 양측이 초기 시험단계를 거쳐 대화를 계속 이어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 외교전문매체 디플로맷의 앤킷 팬더 편집장과 비핀 나랑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교수는 포린어페어(FA)에 기고한 에세이에서 “북한은 협상을 정상 궤도로 되돌리고 미국이 입장을 누그러뜨릴 수 있도록 올해 말이라는 아주 분명한 시한을 설정했다”면서 협상 재개 시간표가 정해졌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들은 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다시 치열하게 (미사일) 시험에 나설 수 있다”면서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을 준비하는 동안 (북미) 갈등의 위험을 무릅쓰지 않을 것이란 확신에 따른 것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