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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과중한 업무 부담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직장인은 부서 배치를 받은 지 평균 5개월 정도 뒤에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22일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는 보건복지부와 중앙심리부검센터가 지난해 자살사망자 103명을 심리부검해 분석한 ‘2018 심리부검 면담 결과 보고서’에서 공개됐다. 심리부검은 자살자 주변인의 진술을 토대로 사망자의 심리를 분석해 자살 원인을 찾아내는 방법이다.
중앙심리부검센터는 사망자가 자살에 이르기까지 자살의 경로를 분석한 결과 직업군에 따라 특징적인 패턴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업무 과중으로 사망한 직장인의 경우 △빈번한 직무·부서 변화 △업무 부담 가중 △상사의 질책과 동료의 무시 △급성 심리적 신체적 스트레스를 거쳐 사망에 이르는 특징을 보였다. 특히 직무 변화에서 사망에 이르는 평균 기간이 4.95개월로 매우 짧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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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2018년 심리부검에 참여한 자살사망자 391명 중 361명(92.3%)은 자신이 자살을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드러내는 ‘자살 경고신호’를 보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77.0%는 주변에서 이를 인지하지 못했다. 경고신호는 △수면상태 변화 △무기력·대인기피 △주변 정리 등으로 많이 나타났다. 특히 주변을 정리하는 행동은 사망 직전 1주일 내에 나타나는 비율이 높아 이런 신호를 관찰할 때 더욱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
보건복지부는 22일 ‘2018 자살실태조사’도 함께 공개했다. 지난해 전국 38개 응급실을 방문한 자살시도자 1550명을 조사한 결과 20대가 435명(28.1%)으로 가장 많았고, 50대(280명·18.1%), 40대(279명·18.0%)가 뒤를 이었다.
자살시도자 중 실제로 ‘죽고 싶었다’고 답한 사람은 729명(47.7%)으로 절반에 미치지 못했다. 자살을 시도한 원인은 정신과적 증상(35.1%)이 가장 많았으나 이전 조사인 2013년과 비교해 2.8%포인트 감소했다. 급격한 금전 손실이 원인이었다는 응답은 2013년 5.2%에서 지난해 8.4%로 늘었다. 취업·승진 등 직장 관련 문제는 2.9%에서 5.4%로 증가했다.
위은지 기자 wiz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