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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구 못찾는 조국 정국…조국 임명후 더 가팔라진 여야 대립

입력 | 2019-09-10 15:46:00

이언주(무소속) 의원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계단에서 삭발식을 하고 있다. 2019.9.10/뉴스1 © News1


 정치권이 조국 정국에서 허우적거리면서 출구를 찾지못하고 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전날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을 강행하면서 여야 간 대치전선은 더욱 가팔라지는 형국이다.

여야는 조 장관 임명 이후 충돌을 거듭하고 있다. 야권에선 반(反)조국 연대를 통한 공조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리면서 대여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여권 역시 야권의 반발을 ‘도 넘은 정치공세’로 규정하면서 특검 등에 대해 수용 불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10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조 장관 파면을 위한 국민연대를 제안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역시 국회에서 성명을 발표하고 대통령의 결단을 요구하는 촛불집회를 매주 토요일 저녁에 갖겠다고 했다. 나경원 한국당·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만나 공동 대응 방안 등을 모색하기도 했다.

이언주 무소속 의원은 이날 삭발식을 단행하기도 했다. 이 의원의 삭발은 조 장관 임명에 대한 보수진영의 반발에 힘을 불어넣고 있는 모양새다.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의원의 삭발에 대해 “얼마나 아름다운 삭발인가. 야당의원들이 이언주 의원 결기의 반만 닮았으면 좋으련만”이라고 했다.

이에 맞서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야당은 (조국)해임건의안과 국정조사, 특검을 운운하고 있는데 자신들의 고소로 시작된 (패스트트랙) 검찰 수사 와중에 무엇을 못믿어 특검 운운하느냐. 모순이며 이율배반”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이같은 야당의 태도의 본질은 정쟁이며, 어쩌면 그보다 못한 분풀이일지도(모른다)”라고 꼬집었다.

물론 민주당은 야권의 공세에 대해 맞대응을 자제한 채 검찰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민주당은 야권의 공세가 있을 경우에만 원칙적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여야는 한동안 조국 정국에서 빠져나올 수 없어 보인다. 오는 12일부터 추석 연휴가 시작되기에 민심을 확보하기 위한 여야의 여론전은 불가피하다. 정부여당 입장에선 조국 장관 임명의 불가피성을, 야권은 부당함을 적극적으로 홍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게다가 야권의 대여공세 무대인 대정부질문과 국정감사 등이 줄줄이 예정돼 있다. 야권은 조국 장관 임명을 계기로 정부여당에 대한 민심 이탈이 심화되고 있다고 판단, 대여공세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특히, 21대 총선을 목전에 두고 물밑에선 사실상 선거전이 한창이다. 조국 정국에서 물러설 경우 정국의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어 여야 모두 양보할 수 없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 정치권은 조국 정국의 출구를 찾는데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상당하다. 20대 국회의 마지막 정기국회를 손 놓고 방치할 경우 제기될 여론이 부담스럽다. 여야는 이미 정기국회 의사일정에 합의, 언제든지 의정활동에 복귀할 수 있는 여지도 남겨뒀다.

야권 공조가 무너질 경우 조국 정국이 자연스럽게 해소될 가능성도 있다. 조국 장관 임명에 반대했던 민주평화당과 제3지대 구축을 위한 모임인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는 조 장관 해임건의안에 시큰둥한 모습이다. 특검과 국정조사 역시 검찰의 수사가 미진할 경우에 추진할 사안이라면서 한발 물러섰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역시 보수통합론이 본격화되면 바른미래당 내에서 반발이 불거지면서 공조체제가 무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이 같은 단계까지 가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조국 장관을 임명했지만 정치권에서 조국 정국은 여전히 진행 중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