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 이복형 김정남, 사촌 이한영 등도 러시아와 스위스에서 유학했다. 이한영의 수기에 있는 호화 유학생활을 보면 다른 로열패밀리들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폐쇄된 북한 ‘김씨 왕조’ 자녀들은 모두 유학파다. 부인 이설주 역시 6개월 단기지만 베이징의 음악학교에서 성악을 공부했다.
▷김일성은 1950년대와 1960년대 옛 소련과 동유럽에 많은 유학생을 보냈다. 외무성 부상 최선희가 1974년 열두 살에 ‘소년 유학생’으로 선발된 것처럼 고위층 자녀는 조기 유학도 적지 않았다. 핵개발도 소련 유학파 서상국이 주도했다. 1990년대 중반부터는 300여 명을 소련으로 보내 핵이론과 기술을 습득하게 했다. 김정일 시대에는 유학생들이 사상이 흐려진다는 등의 이유로 호의적이지 않았다.
▷북한이 불량한 목적으로 활용하다 보니 유학도 제재를 당하고 있지만 중국만은 예외다. 핵실험이 이어지던 2009년에서 2015년 사이 중국 내 대학원에 온 북한 유학생이 354명에서 1086명으로 3배가량으로 늘었다. 배워가는 기술도 미사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전자기펄스(EMP) 등이라고 하니 심각한 제재의 구멍이다. 유학파 김정은이 청소년기에 체험한 개방된 사회가 아니라 더 닫힌 사회로 북한을 몰기 위해 유학파를 찾는 게 아니어야 할 텐데….
구자룡 논설위원 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