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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후보자보다 무거운 의혹 받은 사람 없었다”… 대학동기 현직검사, 檢내부망에 사퇴촉구 글

입력 | 2019-09-05 03:00:00

[조국 의혹 파문 확산]
임무영 검사 “법무장관 취임 자체가 수사팀에 대한 묵시적 협박”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뉴스1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사퇴를 공개적으로 요구하는 목소리가 검찰 내부에서 처음 나왔다.

조 후보자와 서울대 법대 82학번 동기인 임무영 서울고검 검사(56·사법연수원 17기)는 4일 오후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를 통해 조 후보자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임 검사는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하여’라는 제목으로 올린 글을 통해 조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하는 동시에 검찰 구성원들을 질책하는 내용을 담았다.

임 검사는 “자녀의 입시 비리, 웅동학원 토지매매대금 포탈, 사모펀드와 투자금 의혹 등 세 가지가 있다. 과거 다른 후보들이었다면 그중 한 가지 의혹만으로도 사퇴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비롯해 조 후보자보다 무거운 의혹을 받았던 분들은 없다. 그간 의혹을 모두 합해도 조 후보자 혼자 야기한 의혹보다는 가볍다”고 설명했다.

임 검사는 또 ‘법무부 장관’이라는 자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조 후보자가 임명되는 순간 수사에 영향을 주지 않겠다고 공언한 것들이 부정된다는 취지였다. 임 검사는 “(법무부 장관이라는) 자리에 있는 것이 바로 수사에 영향을 주는 행위”라며 “말을 듣지 않는 검사에게 ‘너 나가라’라고 말하겠다고 공언한 법무부 장관은 취임한 사실 자체가 수사팀에 대한 ‘묵시적’ 협박”이라고 말했다. 또 장관으로 임명된 이후 검찰이 수사 결론을 내렸을 때 “(어느 쪽이든) 진실이라고 해도 누가 그 결론을 믿겠는가”라고 했다.

검찰 조직이 과거와 달리 ‘정권 눈치 보기에 매몰된 것이 아니냐’며 검찰 조직에 쓴소리도 했다. 임 검사는 “6개월간의 정책연수를 마치고 오늘 복귀했다. (조 후보자와 관련된) 선후배의 반응이 궁금했는데 이럴 줄은 몰랐다”며 “실망스럽다. 이러고도 검찰이 정의를 논할 자격이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김동혁 기자 h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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