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에서 집까지 어떻게 왔냐고 묻는 아버지에게 딸이 말한다.
“서비스 카 탔어요.”
이어 아버지가 우려하며 하는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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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이 농담으로 답한다.
“(팁 안 주려고) 중간에 차에서 뛰어 내렸어요.”
넷플릭스 영화 ‘우리사이 어쩌면’은 아시아계 미국인들이 남녀 주연으로 로맨틱 코미디의 정석을 선보인다. 넷플릭스 제공
●‘아시안 어거스트’ 시즌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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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움’에 목마른 미국 할리우드에 아시아 문화가 단비가 되고 있다. 아콰피나 주연의‘더 페어웰’은 중국인 가족을 중심으로 보편적인 가족관계와 인간사를 다뤘다는 점에서 현지에서 개봉 당시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IMDb 캡쳐
‘새로움’에 목마른 미국 할리우드에 아시아 문화가 단비가 되고 있다. 아콰피나 주연의‘더 페어웰’은 중국인 가족을 중심으로 보편적인 가족관계와 인간사를 다뤘다는 점에서 현지에서 개봉 당시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IMDb 캡쳐
재미 소설가 이창래씨의 에세이를 원작으로 한 ‘커밍 홈 어게인’은 ‘조이럭 클럽’으로 25년 전 할리우드에 아시안 바람을 일으킨 웨인 왕 감독의 신작이다. 토론토국제영화제 홈페이지
●보편적 소재와 결합된 신선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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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가 ‘아시아’라는 소재에 열광하는 이유는 올해 ‘더 페어웰’이 얻은 호평에 그 답이 있다. 중국계 미국인 룰루 왕이 연출한 이 작품은 중국계 이민 2세 ‘빌리’가 친할머니를 만나기 위해 중국으로 향하는 얘기를 다뤘다. 할머니는 말기 암 진단으로 시한부 선고를 받았지만 가족들은 할머니에게 그 사실을 숨긴다. 미국식 사고로는 도무지 이런 결정을 이해할 수 없는 빌리는 할머니를 만나러 중국으로 향하고 다른 가족들도 할머니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기 위해 모인다.
유튜브에 올라온 이 영화 트레일러에 각국 사람들이 단 댓글에는 흥미로운 부분이 있다. 나이지리아 사람이라고 밝힌 이는 “너무나 아름다운 이야기다. 가족 관계는 나이지리아에서도 똑같다”고 하자 이집트인과 멕시코인이라고 밝힌 사람들도 “가족의 모습은 다 똑같다” 며 맞장구를 친다.
재미 소설가 이창래씨의 에세이를 원작으로 한 ‘커밍 홈 어게인’은 ‘조이럭 클럽’으로 25년 전 할리우드에 아시안 바람을 일으킨 웨인 왕 감독의 신작이다. 토론토국제영화제 홈페이지
이를 주도하는 건 미국 사회와 융화되며 세련된 방식으로 아시아 문화를 소개하려하는 이민 1.5세대, 2세대 배우 및 제작자들이다. 캐나다 CBC방송과 넷플릭스로 공개돼 시즌2까지 화제가 된 ‘김씨네 편의점’은 한국계 캐나다인 인스 최의 원작 연극을 바탕으로 했다. 한국계 미국인 배우 스티븐 연은 배우 윤여정과 한예리를 캐스팅 해 한인 이민자 소재 영화 ‘미나리’을 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근 디즈니 ‘인어공주’역에 아프리카계 미국인을 캐스팅하거나 마블 영화에 아시아계 히어로가 등장하는 등 콘텐츠에 인종과 문화의 다양성을 반영하려는 움직임이 이는 것도 아시아 문화가 주요 소재로 급부상하는데 영향을 미쳤다. ‘ 홈 어게인’의 노혜진 이그제큐티브 프로듀서는 “세계적으로, 또 미국 내에서도 다원화된 시각에 대한 목마름이 있었고 그런 시각을 반영해 영화를 만드는 것이 유익하다는 것을 최근에 깨닫고 있다”고 말했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