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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취소’ 자사고 10곳 모두 지위 유지

입력 | 2019-08-31 03:00:00

법원, 서울 8곳도 취소 효력 정지
본안 판결까지 3∼4년 소요… 서울 자사고 “예정대로 학생 선발”
교육계 “일반고 전환정책 동력 잃어”




법원이 지정 취소 효력 정지를 인용해 당분간 자율형사립고 지위를 유지하게 된 서울의 8개 자사고 교장들이 30일 서울 강남구 중동고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들은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자사고 지정 취소 처분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지정 취소 처분이 내려진 서울 자율형사립고 8곳이 일단 자사고 지위를 유지하게 됐다. 해당 학교는 경희고 배재고 세화고 숭문고 신일고 중앙고 이화여대부고 한양대부고다. 28일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인용한 부산 해운대고와 경기 안산동산고를 포함해 올해 재지정 평가에서 지정이 취소돼 행정소송을 낸 10개교 모두 몇 년간은 자사고로 남게 됐다.

서울행정법원은 30일 서울 8개 자사고가 지정 취소 처분에 대한 효력을 정지해 달라며 제기한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법원은 “(지정 취소) 처분으로 신청인들에게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고 그 손해를 예방하기 위해 긴급한 필요가 있다고 인정된다”며 지정 취소 처분의 효력을 행정소송이 끝날 때까지 정지한다고 밝혔다. 이 8개교는 12월 자사고로서 학생을 선발할 수 있다.

8개교 교장들은 이날 오후 법원이 효력 정지를 인용한 직후 서울 강남구 중동고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법원 결정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지정 취소 처분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김철경 서울시자사고교장연합회장은 “법원의 효력 정지 인용은 지정 취소의 부당성과 위법성을 알리는 시작일 뿐”이라며 “교육감은 행정소송에서도 패소할 게 명백하다”고 주장했다. 서울시자사고학부모연합회(자학연)도 “정신적, 물리적 피해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조 교육감 퇴진 운동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교장들은 “중3 학생은 내년 입학 후 졸업할 때까지 자사고로서 지위가 유지되니 안심하고 지원해 달라”고 당부했다. 향후 있을 행정소송의 대법원 판결이 내려질 때까지 3∼4년은 자사고 지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는 얘기다. 서울 전체 자사고 21곳은 10월 중학생과 학부모를 상대로 공동입학설명회를 열기로 했다.

교육계에서는 비록 지정 취소의 위법 여부를 따진 것은 아니지만 이번 법원 결정으로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이라는 국정과제는 추진 동력을 잃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국의 자사고 일부를 지정 취소하고 내년 말 고교체제 개편 관련 여론을 수렴하려던 정부의 계획은 사실상 무산될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재지정 평가는 적법하게 진행됐고 교육부 동의도 있었으므로 본안 판결에서는 지정 취소가 받아들여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다만 시교육청은 “항고 여부는 검토해 보겠지만 9월 6일까지 고입전형 기본계획이 공고돼야 해 시간이 부족하다”고 밝혀 항고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