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성진통제 오피오이드 판매로 대중에 피해" 2000여건 관련 소송에 영향 미칠 듯
미국 오클라호마주 연방 지방법원이 26일(현지시간) 마약성진통제(오피오이드)를 판매한 제약사 존슨&존슨에 5억7200만달러(약 6947억원)의 배상금을 주 정부에 지불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이번 판결은 현재 미국 전역에서 진행 중인 2000여건의 오피오이드 관련 소송의 첫 판결이어서 향후 관련 재판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오클라호마주 클리블랜드 카운티 연방 지방법원의 새드 보크먼 판사는 이날 판결문에서 “오피오이드 위기가 오클라호마주에서 만연하고 있다”면서 “피고(존슨&존슨)는 전반적으로 자사 약품 및 오피오이드의 잘못된 마케팅에 개입했다”고 지적했다.
주정부는 존슨&존슨의 자회사인 얀센이 생산한 듀로제식과 뉴신타 등 마약성 진통제가 남용되면서 주 주민들이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는 이유로 모회사인 존슨&존슨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번에 내려진 배상금 5억7200만달러는 주 정부가 당초 요구했던 약 170억달러보다는 크게 낮아진 액수다.
오클라호마주는 지난 3월과 5월 퍼듀사와 테바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각각 2억 7000만달러와 8500만달러의 배상금에 합의한 바 있다.
존슨&존슨은 호주의 태즈메이니아섬에서 양귀비 재배업자와 계약을 맺고, 옥시코돈 등 마약성진통제에 사용되는 재료도 공급해왔다.
오피오이드 시장의 60%를 공급해온 존슨&존슨은 자사 제품은 안전하고 효과적이라고 의사들과 환자들에게 적극 홍보해왔다.
원고측인 오클라호마주 변호인은 “우리는 존슨&존슨이 이번 오피오이드 위기의 근본 원인이라는 것을 알게됐다”며 “그들은 20년동안 수십억 달러를 벌었지만 약물 남용의 책임을 부인해왔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존슨&존슨은 지난해 12월 베이비 파우더에 발암물질이 들어간 혐의로 세인트루이스 법원으로부터 47억달러의 손해배상 판결을 받았다.
존슨&존슨의 지난해 매출액은 816억달러(98조9800억원)에 달한다.
미국에서는 1997년부터 2017년까지 70만2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마약성진통제 과용으로 목숨을 잃었으며 지금도 사망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미국에선 현재 하루 130여명이 마약성 진통제 과용으로 숨지는 것으로 미 질병통제센터(CDC)는 추산하고 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