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에 따르면 지난 18일 김포공항을 출발한 대한항공 KE739편이 목적지 도착을 앞두고 있었다. 착륙 준비에 돌입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기내에서 날카로운 비명이 울려 퍼졌다. 조용하던 기내는 일대 혼란에 휩싸였다.
일반석 중간에 탑승한 12세 여자 어린이 승객이 호흡 곤란을 일으키며 목을 부여잡고 있었다. 승객 아버지는 아이 입 속 이물질을 제거하려 했지만 실패했다. 아이 어머니는 큰 소리로 울먹이며 도움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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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장은 호흡 정지 시간이 길어짐에 따라 급히 손을 쓰지 않으면 뇌사 및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고 판단하면서 응급조치를 지속 실시했다. 30여 회 이상 강한 압박으로 응급처치가 반복됐고 승무원 팔에는 피멍이 생겼다. 이후 심폐소생술을 시도하려는 순간 기적이 일어났다. 승객 흉부에서 공기가 폐로 들어가는 소리가 작게 들리면서 동시에 코와 입에서 호흡이 돌아오기 시작한 것이다. 승객이 호흡을 시작함에 따라 의식을 찾을 수 있도록 기내 뒤 빈 공간에 환자를 눕혔다. 의식을 되찾은 아이는 승무원 질문에 고개를 끄덕이는 반응을 하면서 빠르게 상태가 회복됐다. 입 안 이물질을 확인할 결과 빠진 어금니 유치가 아이 기도를 막은 것으로 확인됐다.
사무장은 운항승무원에게 휠체어를 탑승구에 대기시키도록 하고 필요한 조치를 도착 공항 지점에 요청했다. 기내 좌석 중 비어있는 가장 앞쪽으로 승객 일행을 이동시키기도 했다. 오후 6시 23분 비행기가 착륙한 후 승객은 부축 없이 스스로 걸어 나올 수 있을 정도로 상태가 호전됐지만 즉시 병원 응급실을 방문할 수 있도록 승무원들은 안내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기내 응급상황에서 침착한 자세로 희망을 버리지 않고 헌신적으로 대응한 결과 승객의 소중한 생명을 살릴 수 있었다”며 “이번 사례처럼 승객들이 안심하고 대한항공 항공기를 이용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