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항공모함 ‘아거스’가 1918년 영국 해군에 의해 건조된 뒤 각국은 다투어 항모를 건조했다. 현재 미국 11척, 중국 러시아 스페인 태국 등이 1척씩 9개국이 20여 척을 운영하고 있다. 항모의 역할과 중요성이 강조되며 니미츠급은 11만4000t(만재 배수량 기준)까지 커지고 핵추진 항모도 등장했으며 ‘헬기 탑재 항모’나 경(輕)항모처럼 중소형으로도 분화됐다.
▷우리 군이 최근 국방중기계획에서 보유 계획을 밝힌 경항모는 3만 t급으로 수직 이착륙 전투기 F-35B를 최대 16대까지 탑재할 수 있는 다목적 수송함이다. 군이 보유한 최대 함정 독도함과 마라도함의 1.5배 크기로 헬기와 전차, 장갑차, 각종 장비 등도 실을 수 있다. 북한과 휴전선을 맞대고 있는 한국이 원양 군사 작전을 목적으로 한 항모를 보유하려는 것은 주변국의 항모 전력 강화에 대응하는 차원도 있다.
▷‘항모 쇠퇴론’도 없지 않다. 건조 비용이 많이 들고, 다양한 사거리의 미사일이 있는데 덩치 큰 항모가 기동할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다. 중국의 둥펑(DF)-21 미사일처럼 항모 킬러 미사일이 속속 개발돼 격침되면 손실이 막대하다. 그럼에도 항모는 19세기 포함(砲艦) 외교 시대의 군함처럼 위용을 과시하면서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 첨단 항공기를 전개해 ‘핀셋’ 공격을 가능하게 하는 효용성은 여전하다. 한국에 경항공모함이 얼마나 비용 대비 효용을 발휘할지 두고 봐야겠지만 국방력을 보여주는 상징으로서 자부심을 높일 수는 있을 것이다.
구자룡 논설위원 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