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강원 속초해수욕장 입구 2차선 도로에서 손님을 태운 마차가 불법 유턴을 하고있는 모습.2019.8.1/뉴스1 © News1
광고 로드중
“아니, 왕복 2차선 도로에서 차들이 오가는 와중에 갑자기 불법 유턴을 한단 말이야? 사고 나면 어쩌려고 그래.”
지난 1일 저녁. 강원 속초해수욕장에서 길을 걷던 한 피서객이 손님을 태운 마차가 갑자기 불법 유턴을 하자 ‘위험하다’며 혀를 내둘렀다.
속초해수욕장 입구로 이어진 왕복 2차선 도로에서 입구 반대 방향으로 달리던 마차가 갑자기 불법 유턴을 하자 마주오던 차량과 사고 날 뻔한 아찔한 상황이 벌어졌다.
광고 로드중
자동차 경적 소리에 놀란 말이 앞발을 높게 치켜 올리며 흥분한 모습을 보이자 말을 끌던 업주는 ‘워~워~ 하지마’라고 큰소리로 다그쳤다.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아 속초해수욕장 입구 주변은 차량들과 사람들까지 한 데 뒤섞인 상태에서 말이 이성을 잃고 날뛰기라도 한다면 대형 사고로 이어질 우려도 높은 상황이었다.
몇 년 전 동물학대 논란으로 사라진 마차가 어느새 다시 나타나 피서객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교통흐름까지 방해하고 있었다.
속초해수욕장에는 마차 2대가 운행 중인데, 손님이 없을 때에는 피서객들의 통행이 가장 많은 해변 입구에 정차해 손님을 기다린다.
광고 로드중
사고 발생 우려에 대한 시민들의 지적에 경찰은 “단속 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단속에 소극적이었다.
마차는 도로교통법상 ‘차’에 해당돼 고속도로를 제외한 모든 도로에서 합법적으로 통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경찰은 “교통 흐름을 완전히 방해하거나 사고가 일어나지 않는 이상 법적 제재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속초시청 관계자는 “교통흐름, 동물학대, 악취 등으로 민원이 접수되지만 계도 차원에서 끝낸다”고 말했다.
광고 로드중
법적 제재 없이는 마차의 운행을 막을 방법이 없자 법 개정을 시도하려는 동물단체도 있다.
동물권단체 하이(HAI)는 마차의 도로 통행을 금지하는 ‘도로교통법 개정‘ 서명운동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하이 관계자는 “장시간 노동으로 지쳐있는 말이 차량 경적소리, 긴급차량의 사이렌소리, 차량의 라이트 등에 자극을 받으면 쓰러지거나 폭주할 수 있는 등 예기치 못한 돌발 행동을 일으킬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밝혔다.
(속초=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