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위원회(KBO)는 올 시즌 역대 최다 관중(878만 명) 목표를 내걸었다. 역대 최다였던 2017시즌(840만688명)보다 목표를 4.5% 높여 잡았다. 그러나 전반기 흥행엔 경고 등이 켜졌다. 26일 후반기 레이스 시작 전까지 관중은 512만2506명이다. 팀 별로 정규리그 전체 144경기 중 94~98경기를 치렀다. 시즌의 약 3분의 2가 지났다. 800만 관중도 쉽지 않은 추세다.
‘국민스포츠’ 프로야구가 왜 팬들과 멀어지고 있을까. 동아일보가 일반 야구팬 1000명에게 관중 감소 현상에 대해 물었다. 이달 9~23일 보름간 온라인을 통해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전체 응답자의 67%가 남성, 33%가 여성이었다.
●낮아진 경기 수준에 뿔난 팬들
팬들이 가장 불만을 터뜨린 건 ‘경기력’이었다. 복수응답을 허용한 가운데 가장 많은 586명(답변을 표시한 993명의 59.0%)이 관중 감소의 이유로 ‘경기력 수준 저하’를 꼽았다. 한 30대 여성 팬은 “10년 넘게 프로야구 ‘직관(직접관람)’을 다녔지만 올해처럼 야구장을 적게 간 적이 없다. 경기력이 너무 심각하다. 구단 개수를 줄여야 한다는 이야기를 할 정도”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연 평균 15~20회 직관을 간다는 이 야구팬은 올해 5번 야구장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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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팬들 사이에서 경기력 논란이 불거지는 건 기초적인 상황에서 어이없는 실책, 또는 승부처에서 치명적인 실책이 자주 나오기 때문이다. 올해만 해도 프로야구 사상 첫 낫아웃 끝내기 폭투, 한 이닝 최대 사사구 타이(8개) 등 불명예 기록이 나왔다. 기초적인 주루 과정에서 본 헤드 플레이(어이없는 실책)도 적지 않다는 평가다.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경기력 저하에 대한 지적은 야구계가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운동과 학업 병행 요구가 높아지면서 아마추어 야구에서 기초적인 반복 훈련이 부족한 상황이다. 공격 지표 중심으로 선수를 선발하면서 상대적으로 수비는 덜 중요하게 평가받고 있다. 선수 평가에 수비 지표를 어떻게 반영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대형 신인으로 평가받는 고교 내야수 유망주들이 프로 무대에서 기대만큼의 활약을 하지 못하는 것 또한 이와 관련이 있다는 평가다.
●인기 구단 부진 흥행 악영향, 심판 자질 지적도
경기력 수준 저하에 이어 ‘롯데, KIA 등 인기구단의 부진’ 또한 관중 감소의 원인으로 꼽혔다. 993명 중 34.4%인 342명이 이 항목을 선택했다. 인기 구단으로 꼽히는 롯데와 KIA는 모두 올 시즌 도중 성적부진의 책임을 지고 감독이 물러났다. 25일 현재 KIA는 8위, 롯데는 10위로 가을야구에서 멀어져 있다. 이들 구단의 부진은 안방경기는 물론 방문경기 흥행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미세먼지 등 날씨 영향(32.3%), 음주운전 등 선수와 관련된 사건, 사고(28.1%)도 많은 팬들의 선택을 받았다. 봄철 미세먼지가 극성을 부리면서 시즌 초반 흥행 탄력을 받지 못했다는 평가다. 지난해 아시아경기 당시 선수 선발 논란부터 최근에도 음주운전, 전직 야구선수의 야구교실 약물 주사 등 부정적인 야구 뉴스 또한 끊이지 않았다. 한편 응답자 56명이 기타 의견으로 ‘심판 자질 부족’을 꼽아 눈길을 끌기도 했다. 한 40대 여성 팬은 “심판의 오심으로 흐름이나 결과가 바뀌는 경기를 돈과 시간을 투자해 관람하고 싶지 않다”고 날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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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홍구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