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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제네바서 일본에 끝장 토론 제안 “협의로 풀어내자”

입력 | 2019-07-24 23:24:00


한국이 24일(현지 시간) 열린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세계무역기구(WTO) 일반이사회에서 수출 제재에 대해 “협의로 풀어내자”고 강조했다. 일본 측 제재의 부당함을 이날 모인 전 세계 국가에 알리는 한편 전 세계 앞에서 회의 후에도 제네바에 남아 양국이 협의를 통해 갈등을 풀어보자는 ‘끝장 토론’을 제안한 것이다.

한국 대표로 나선 산업통상자원부 김승호 신통상질서전략실장은 이날 WTO 일반이사회 이틀째 회의에서 “일본의 조치는 부당하며, 일본 뿐 아니라 전 세계 산업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실장의 발언은 이날 점심시간대(오후 1~3시)가 다가오는 시간에 이뤄졌지만 다른 회원국들은 비교적 진지하게 김 실장의 설명을 들었다.

김 실장은 또 “협의를 통해 한국과 일본 양국이 이 문제를 풀어보자”고 제안했다. 한일 양국이 제네바 WTO본부에서 전 세계 164개국 앞에서 이번 수출 제재의 문제를 논쟁한 만큼, 회의가 끝난 후에도 제네바에 남아 양국이 더 대화를 해 문제를 해결해보자고 제안한 것이다. 사실상 ‘제네바 끝장 토론’인 셈. 한일 양국이 대립보다는 협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자는 의도를 담았고 산업부 측은 밝혔다.

반면 일본은 한국에 대한 반도체 원자재 등의 수출규제에 대해 “WTO의 규칙 위반이 아니다”라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이날 오전 김 실장 발언이 끝나자, 일본 대표 이하라 준이치 주제네바 일본 대표부 대사가 반론을 펼쳤다. 이후 한국과 일본을 제외한 다른 회원국에 발언권을 주고 의견을 들어보려던 중 오후 1시가 돼 점심식사를 위해 위원회가 휴회했다. 오후 3시 위원화가 재개된 후에도 양 측 간 오전과 유사한 대화가 오간 후 20분 만에 한일 의제가 끝났다.

TV아사히 보도에 따르면 이하라 대사는 이날 “수출 규제 강화는 강제징용 관련한 문제와 전혀 관계가 없다. 일본의 안전보장 관점에서 수출 관리의 운용을 재검토한 것이다. WTO의 규칙에도 부합한다”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23, 34일 이틀 간 열린 WTO 일반이사회에서는 14개 의제 중 11번째로 한일의제가 상정됐다. 하지만 WTO 개혁과 개도국 통상 문제점 등 앞선 의제들에 대한 논의가 길어지면서 23일에는 8번째 의제를 논의하는 데 그쳤다. 수출 제재를 둘러싼 한국과 일본의 여론전은 24일 30분 만에 마무리된 셈이다.

도쿄=김범석 특파원 bsism@donga.com
제네바=김윤종 특파원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