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보수당 경선 압도적 승리… 노딜 공포 현실로… 연기론도 솔솔 재무-법무-국제개발장관 사의… 트럼프 “존슨 총리 선출 축하” 트윗
23일 영국 집권 보수당 경선 투표 결과 보리스 존슨 전 외교장관이 보수당 대표 겸 영국 제77대 총리가 됐다. ‘노딜 브렉시트’를 주장하는 존슨 전 장관은 9만2153표를 얻어 4만6656표를 획득한 제러미 헌트 현 외교장관을 제쳤다. 런던=AP 뉴시스
이날 보수당 대표 경선 투표 결과, 그는 9만2153표를 얻어 4만6656표의 제러미 헌트 현 외교장관을 제쳤다. 보수당은 지난달 초 브렉시트 난국에 빠진 테리사 메이 총리가 당 대표에서 사퇴하자 약 한 달 반 동안 보수당 의원 및 일반 당원들을 상대로 후임 선출을 진행했다. 의원내각제인 영국에서는 집권당 대표가 총리를 맡는다.
존슨 전 장관은 영국이 합의 없이 EU를 탈퇴하는 ‘노딜(No Deal) 브렉시트’도 불사하겠다는 강경파다. 그는 올해 10월 말까지는 무슨 일이 있어도 반드시 EU를 떠난다고 수차례 천명했다. 그는 총리에 취임하기도 전에 안팎의 거센 반발에 직면했다. ‘반(反)존슨 인사’로 유명한 앨런 덩컨 외교차관은 하루 전 메이 총리에게 사의를 표했다. 덩컨 차관의 사임은 존슨에 대한 보수당 및 의회의 깊은 반감을 보여준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마고 제임스 문화장관은 18일 이미 사임했다. 필립 해먼드 재무, 데이비드 고크 법무, 로리 스튜어트 국제개발장관도 이미 사임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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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밖에서는 노딜 브렉시트 파국을 막기 위한 움직임이 분주하다. 더타임스 등에 따르면 벨기에 네덜란드 등 EU 각국이 존슨 측에 접촉해 ‘새 브렉시트 안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EU 집행위원회도 새 협상을 위해 브렉시트 연기를 시사했다.
오래전부터 존슨 전 장관을 새 영국 총리로 지지하며 내정간섭 논란까지 빚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그의 선출 사실이 알려지자마자 축하했다. 그는 트위터에 “존슨이 새 영국 총리가 된 것을 축하한다. 그는 위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존슨 전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 못지않게 수차례 막말 및 외교 결례 논란을 빚었다. 그는 2007년 힐러리 클린턴 전 미 국무장관에게 “정신병원 간호사처럼 염색한 금발 머리에 삐죽거리는 입과 차가운 눈빛을 지녔다”고 했다. 2016년 영국을 방문한 버락 오바마 당시 미 대통령을 향해 “부분적으로는 케냐인이다. 선대부터 영국을 싫어한다”고 주장했다. 오바마의 생부는 과거 영국 식민지였던 케냐 출신이다.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