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정주영 명예회장 살던 집… 가족 불러 아침밥 먹고 출근 유명 鄭부회장 가업승계 상징적 의미… 현대車, 고택에 기념관 꾸미거나 외부인사 초청장소 활용 등 추진
최근 취재진이 방문한 서울 종로구 청운동 자택.
18일 동아일보 취재 결과 2001년 정 명예회장에게서 청운동 자택을 상속받은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올해 3월 14일 아들 정의선 수석부회장에게 청운동 자택(건물과 토지 포함)을 증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1962년 7월에 지어진 청운동 자택의 건물 면적은 지상 1층이 169.95m²(약 51평), 2층이 147.54m²(약 45평)로 공시지가 기준 33억 원 정도로 평가된다.
청운동 자택은 정 명예회장이 2000년 3월까지 38년 동안 살았던 집으로 현대가의 상징적인 장소다. 재계 관계자는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청운동 자택의 소유자가 됐다는 것은 현대가의 역사와 가문을 이어받는 인물이라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정 명예회장은 생전에 매일 오전 5시면 청운동 자택 주변에 사는 자식들을 집으로 불러 모았다. 아무리 바쁘더라도 아침은 함께 먹는다는 원칙 때문이었다. 아침을 먹은 뒤 정 명예회장은 자녀들과 함께 서울 종로구 계동 현대그룹 사옥으로 출근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앞줄 왼쪽) 등 손주들과 함께 있는 정주영 명예회장.
그는 생전에 “우리 집은 청운동 인왕산 아래에 있는데 산골 물 흐르는 소리와 산기슭을 훑으며 오르내리는 바람 소리가 좋은 터”라며 집 자랑을 자주 했다고 알려졌다. 정 명예회장이 별세했을 때도 가족들은 빈소를 병원이 아닌 청운동 자택에 마련했다. 정 명예회장의 제사는 2015년까지 매년 3월 20일 청운동 자택에서 지내왔다. 2016년부터는 장남인 정몽구 회장이 사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 자택에서 지낸다.
정 명예회장은 정 수석부회장을 각별히 아껴 어릴 때 청운동 자택에서 살게 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1995년 결혼을 한 뒤에도 청운동에서 정 명예회장과 함께 아침 식사를 하곤 했다. 청운동 자택을 정몽구 회장에게 물려준 것도 정 수석부회장에게 집이 돌아갈 것을 염두에 뒀다는 것이 당시 재계의 설명이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김재혁 인턴기자 한국외국어대 독일어과 4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