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어 달라는 요청에 애써 미소를 지은 NC 구창모. 사직|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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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기록을 하루에 몰아 작성했다. 구창모(22·NC 다이노스)가 데뷔 이래 최고의 투구를 펼치며 팀 승리에 앞장섰다. ‘안방마님’의 부상 소식으로 우울했던 NC를 달래는 투구였다.
NC는 11일 창원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4-0으로 승리했다. 포수 김형준이 데뷔 첫 홈런을 때려내는 등 3타점으로 활약했다. 마운드는 구창모의 날이었다. 7.2이닝 동안 111구를 던지며 13탈삼진 2볼넷 무실점을 기록했으니 그야말로 흠잡을 데 없는 투구였다.
이날 구창모는 각종 기록을 세웠다. 우선 개인 최다 이닝과 탈삼진. 종전 기록은 7이닝·9탈삼진이었으나 이날 0.2이닝·4탈삼진을 늘렸다. 구창모가 선발등판한 경기에서 8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것도 이날이 처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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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NC 프랜차이즈 역사에도 자신의 이름을 선명히 새겼다. NC 선수 가운데 한 경기 최다 탈삼진은 에릭 해커(2013년 9월 27일 마산 한화 이글스전)의 13개. 구창모가 이와 어깨를 나란히 한 것이다. 자연히 NC 국내 선수 및 좌완 가운데 최다 기록이다.
공격적인 투구가 비결이었다. 이날 구창모는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 73%를 기록했다. 롯데 타자들도 구창모의 템포에 좀처럼 적응하지 못했다. ‘위닝샷’은 단연 속구였다. 이날 잡은 13개의 삼진 중 결정구가 속구였던 게 무려 7개였다. 커브와 포크, 슬라이더로도 2개씩 삼진을 잡으며 팔색조 매력을 과시했다. 최고구속 148㎞의 속구가 제구까지 되니 롯데 타자들이 치기 힘든 것도 당연했다.
이날 NC는 양의지의 부상으로 분위기가 처졌다. 경기 전 타격훈련 중 통증을 느꼈고, 검진 결과 왼 내복사근 부분파열이었다. 최소 한 달 결장이 유력했고, 선발포수도 급히 김형준으로 바뀌었다. 구창모는 이날 전까지 올 시즌 양의지와 9경기, 크리스티안 베탄코트와 2경기, 김형준과 1경기 호흡을 맞췄지만 거뜬했다. 여러 모로 의미를 남긴 구창모의 호투였다.
경기 후 구창모는 “탈삼진 기록을 의식 안 하려 했는데, 이닝이 끝나고 들어올 때마다 (박)진우 형과 (이)재학이 형이 하나씩 얘기해줬다”라고 웃었다. 이어 “1회 흔들렸을 때 손민한 코치님이 ‘볼 좋으니 자신 있게 던져라’라고 하셨다. 2회부터는 (김)형준이 미트만 보고 던졌다. 자신감이 생겨서 경기 후반까지 자신 있게 던졌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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