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스타전, 자주 해봤으면 좋겠어요(웃음).”
메이저리그(MLB) 데뷔 첫 올스타전이라는 부담은 없어 보였다. 그것도 최고 투수에게만 허용된다는 선발 역할을 맡았지만 류현진(32·LA다저스)의 얼굴에는 여유가 넘쳐 보였다. ‘별들의 무대’에서도 정규시즌에 보여준 무결점 피칭으로 당대 최고의 타자들을 압도했다.
류현진은 10일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의 프로그레시브필드에서 열린 MLB 올스타전에 내셔널리그 선발로 나서 3만6747 명 만원 관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1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자신의 임무를 완수했다. 4타자를 상대하며 투구수는 14개였다.
경기 전 꿈에 그렸다던 레드카펫 행사에 아내 배지현 씨, 부모님과 함께 등장한 류현진은 현장을 찾은 팬들과 기쁨을 만끽하며 축제를 제대로 즐기는 모습이었다.
같은 날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은 한국인 최초로 올스타전 선발투수로 등판한 류현진의 성공 비결을 분석했다. ESPN은 “첫째는 부상 극복, 두 번째는 확장, 세 번째는 진화”라고 밝혔다.
고교시절 처음 팔꿈치(토미존) 부상으로 수술을 받은 류현진은 2015년에는 어깨 부상으로 선수생활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이듬해에는 팔꿈치, 2017년에는 허벅지 부상을 당하며 암울한 시기를 보냈다.
부상 후 류현진은 더 강해졌다. 팔꿈치 우려 속에 데뷔한 KBO리그에서 류현진은 첫해 다승, 탈삼진, 방어율 부분에서 1위를 석권하며 리그 최고 신인왕, 최우수선수(MVP)를 석권했다. MLB에서도 부상 이후 ‘3피치’(패스트볼, 체인지업, 커브) 투수에서 ‘5피치’(커터, 투심 패스트볼 추가) 투수로 진화하며 공략하기 힘든 투수가 됐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