램프 속 ‘지니’의 마법이 관객 1000만 명에게 통할까. 5월 말 개봉한 디즈니 실사 영화 ‘알라딘’이 오랜 기간 사랑받은 음악과 세대를 아우르는 스토리로 4DX, 더빙판 등 다양한 버전을 통해 관객 몰이를 하고 있다.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영화 ‘알라딘’의 주연 배우 미나 마수드는 올해 5월 영화 개봉을 맞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알라딘’을 세 단어로 표현해 달라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주제곡 ‘어 홀 뉴 월드(A Whole New World)’의 가사를 그대로 따온 그의 표현대로 영화는 범작에 그칠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고 ‘빛나는’ 흥행 기록을 쓰고 있다.
5월 23일 개봉한 ‘알라딘’은 7일 기준 누적 관객 922만 명을 넘어섰다. 개봉 7주째 박스오피스 선두로 영화계에서는 17일 디즈니의 새 실사 영화 ‘라이온 킹’ 개봉 전 1000만 명을 돌파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 30대 관객을 중심으로 2D와 4DX로 여러 차례 관람하는 ‘N차 관람’이 이어지는 데다 1992년 개봉한 원작 애니메이션의 추억을 간직한 40대도 가세했다. 이 영화의 재관람률은 8.1%(7일 기준)로, ‘어벤져스: 엔드게임’, ‘겨울왕국’과 비슷하다.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알라딘’의 국가별 수익은 북미, 일본에 이어 한국이 3위(6월 말 기준)에 오를 정도로 우리나라에서 특히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전 세계에서 거둔 수익은 9억 달러를 돌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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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적인 스토리는 캐릭터를 업그레이드한 배우들의 연기로 마법의 양탄자를 탔다. ‘지니’를 연기한 윌 스미스는 예고편 공개 후 지니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았지만 영화가 베일을 벗자 ‘윌 스미스가 사실은 자유를 찾아 사람이 된 지니’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관객들이 열광했다. 이집트 카이로에서 태어나 캐나다에서 자란 마수드는 한 인터뷰에서 “어린 시절 본 ‘알라딘’은 디즈니 영화에서 유일하게 (아랍계인) 나와 비슷한 캐릭터였다”며 그가 아랍계를 긍정적으로 표현하는 이 배역에 지닌 애착을 나타냈다. 무엇보다 흥행의 중심에는 ‘어 홀 뉴 월드’와 ‘프린스 알리(Prince Ali)’, ‘아라비안나이트(Arabian Nights)’ 등 영화의 장면을 고스란히 묘사한 음악이 있다. 자스민의 솔로곡 ‘스피치리스(Speechless)’를 통해 진취적으로 변화한 여성 캐릭터도 반영했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